“中, 정상회담 앞두고 고위급 대표단 美파견…물밑 대화”

WSJ "中고위급 대표단, 이달 10일 뉴욕 찾아"
양국 정재계 원로들 만나 대만 등 현안 논의
"中, 당대회 직후 파견 승인…관계 개선 의지"
  • 등록 2022-11-22 오전 10:10:57

    수정 2022-11-22 오전 10:10:57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미·중 정상회담에 앞선 중국 고위급 대표단의 미국 방문이 뒤늦게 확인됐다. 중국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물밑 대화창구를 가동했다는 반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4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의 더물리아호텔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인민외교학회가 이끄는 대표단이 이달 10~11일 미국 뉴욕을 찾았다. 중국 대표단은 외교부부장 출신 왕차오 학회장을 비롯해 추이톈카이 전 주미중국대사, 첸더밍 전 상무부 부장, 닝지저 전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행크 그린버그 전 AIG 회장, 폴 프리부르 콘티그룹 회장, 각각 주중 미국대사 출신인 테리 브랜스태드 전 아이오와 주지사와 맥스 보커스 전 상원의원, 조 리버먼 전 상원의원 등을 만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미·중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직전 양국 정재계 원로들의 만남이 먼저 성사된 셈이다.

이 같은 중국의 고위급 대표단은 미·중 관계 악화와 맞물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거의 3년 동안 미국을 방문하지 않았으나, 중국 정부가 지난달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직후 대표단 미국 파견을 승인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 측은 해당 회의에 대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미리 통보했다.

소식통은 “중국 측이 양측의 주요 정치 일정을 정리한 상태에서 대표단을 승인함으로써 양국의 관계가 궤도를 벗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의사소통 방법을 찾겠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전하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중국 대표단은 다음 회의를 내년 중국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이틀간 회의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이견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 참가자는 중국 대표단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및 북한 침공과 관련된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가 미국과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으나, 대만과 같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중국 기업에 대한 최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 제한을 완화하는 등 미국 정부의 협력을 전제 조건으로 내거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해당 회의에 참석했던 마이크 뮬런 전 미국 합참의장은 양국 관계의 악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중국 측도 이에 대해 뜻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뮬런 전 합참의장은 “두 강대국으로서 우리는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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