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오리농장서 2년8개월만에 AI 발생, 심난한 양계농가

정읍 오리농장 고병원성 AI 확진, 위기경보 ‘심각’
인근 39만2000마리 예방적 살처분, 전국 일시이동중지
양계업 충격에 사육마릿수 감소시 가격 상승 우려도
  • 등록 2020-11-29 오후 3:09:41

    수정 2020-11-29 오후 9:51:4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전북 정읍의 오리농장에서 2년8개월만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철새 이동 시기를 맞아 바이러스에 오염된 야생조류를 통한 농장 유입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가 고병원성 AI 방역을 위해 발생농가에 대한 살처분에 나서면서 인근 지역 닭·오리 사육 농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한 육용 오리 농가와 인접한 전북 정읍시의 한 산란계 농장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9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28일 전북 정읍시 소재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가금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2018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야생조류에서는 지난달 21일 천안 봉강천에서 처음 고병원성 항원이 검출된 후 28일 강원 양양까지 총 8차례 발생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해외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크게 늘면서 국내 발생 가능성도 높게 예측된 상황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장 주변 철새 도래지 등 오염된 야생조류를 통해 유입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추가 역학조사와 유전자 분석을 실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수본은 정읍 농장의 고병원성 AI 확진에 따라 AI 위기경보 단계를 즉각 ‘주의’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해당 농장의 오리 1만9000마리를 살처분한 데 이어 발생농장 인근 3km 내 가금농장 6곳의 닭·오리 39만2000마리는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고 있다. 반경 10km 방역대 가금농장 68곳은 30일 이동 제한과 예찰·정밀검사 중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가금농장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른 방역강화 대책 추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AI 농장 발생에 따른 전국 단위 이동 제한과 예방적 살처분 등 방역 정책에 양계농가의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 3년여간 국내 농장에서 AI가 발생하지 않았던 만큼 체감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1월 육용계 사육마릿수는 8648만마리로 전년대비 0.3% 감소할 곳으로 예측했다. 평년보다는 5.8% 가량 많은 수준이지만 AI 본격 확산 시 사육마릿수 감소로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를 보면 27일 기준 계란(특란 중품 기준) 10개 소매가격은 5546원으로 평년(5485원)과 비슷하고, 닭고기 1kg 소매가격은 5434원으로 평년(5150원)보다 5.5% 정도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앞으로 농장으로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방역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29일부터는 전국 가금농장 인근 작은 저수지·하천, 농장진입로를 주 4회 소독하고 전국 가금농장·축산시설 내 환경 검사를 실시한다. 방역상 미흡사항은 신속히 보완하고 법령 위반 사항은 엄정 조치한다.

김 장관은 “고병원성 AI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농가·관계기관 등이 함께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가금농장은 철새도래지·저수지·농경지 출입을 삼가고 차단방역을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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