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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2017년 노벨화학상을 자크 두보셰(76·스위스) 로잔대학 교수와 요아킴 프랭크(77·독일) 콜럼비아대 교수, 리처드 헨더슨(72·스코틀랜드) 케임브리지대 MRC 분자생물학연구소 박사 등 3명에게 공동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900만 스웨덴 크로나의 상금을 공동으로 받게 된다.
위원회는 이들이 생체분자의 이미지를 단순화하고 향상시킬 수 있도록 초저온전자현미경 관찰법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샀다고 밝혔다. 과학적인 돌파구는 종종 눈에 보이지 않는 물체를 성공적으로 시각화하는 데 있으며, 이미지가 이해의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초저온전자현미경 관찰법은 생화학이 새로운 시대에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헨더슨 교수 역시 위원회의 기자회견 직후 공개 전화통화에서 “저온전자현미경 기술의 실질적인 활용은 엄청난 것”이라고 자평했다.
요아킴 프랭크 교수는 이 기술을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프랭크 교수는 1975년에서 1986년 사이 전자 현미경의 흐릿한 2차원 이미지를 분석하고 병합해 날카로운 3차원 구조를 밝혀내는 이미지 처리 방법으로 발전시켰다.
자크 두보셰 교수는 전자 현미경에 물을 더했다. 액상의 물은 전자 현미경의 진공 상태에서 증발해 생체분자의 붕괴를 불러온다. 1980년대 초 두보셰 교수는 물을 빠르게 냉각시켜 생물학적 시료 주변의 액체를 고체화시키고, 진공상태에서도 생체분자를 본연의 모습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학계에서는 신생분야인 초저온전자현미경 기술이 노벨화학상의 주인공이 됐다는 데 놀라워하면서도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는 반응이다.
김호민 카이스트 교수는 “초저온전자현미경 기술은 지난 2015년 네이처 메소드지가 ‘올해의 기술’로 선정했을 정도로 최근 몇년새 전계적으로 각광받는 분야이고, 2~3년 내에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었다”며 “선진국들이 앞다퉈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올해 장비 1대를 설치해 시작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