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첫 '父子 항공운항 준사관' 탄생…양성진·양한솔 준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육군 항공 역사상 첫 현역 준사관 부자(父子) 조종사가 탄생했다. 양한솔(26) 준위는 지난 23일 육군항공학교에서 열린 ‘16-2기 항공 준사관 임관식에서 교육훈련 과정을 마치고 명예로운 은빛 조종사 휘장을 받았다.

양 준위의 아버지는 현재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예하 1항공여단에서 공격헬기(AH-1S·일명 코브라) 조종사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양성진(51) 준위다. 그동안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장교로 항공 조종사 임무를 수행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현역에서 같은 계급인 항공운항 준사관으로 복무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아들인 양 준위는 2012년에 육군 20사단에서 운전병으로 전역한 이후 복학해 학교를 다니다 평소 헬기 조종복을 입고 창공을 누비던 아버지의 모습을 동경해 지난해 육군항공 준사관 조종사 과정에 지원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합격통지를 받은 양 준위는 지난 2016년 11월 25일 항공학교에 입교해 기초비행·전술비행·야간비행 등 최고의 전투 조종사가 되기 위한 교육과정을 거쳤다.

양 준위는 8개월여 동안의 힘든 교육훈련 과정 중에도 외박·외출 때마다 베테랑인 아버지에게 개인교습을 자청해 조종술과 항공기 정비에 관한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그 결과 이번 임관식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교육사령관 상장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육군 항공 조종사 대선배이자 아버지인 양성진 준위는 5000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가진 베테랑 조종사다. 1986년 병사로 입대해 이듬해 공병부사관으로 임용된 후 1990년에 육군 항공운항 준사관으로 임관했다. 28년 동안 항공작전사령부 예하 1항공여단과 3군사령부 예하 15항공단에서 공격헬기와 500MD 조종사의 임무를 수행하며 '탑헬리건'(2008년), 육군항공 공중사격대회 최우수 조종사(2014년)라는 두 개의 칭호를 받았다.

아들의 임관식에 참석한 양 준위는 “육군항공 조종사의 길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다”며 “조종사 양성과정을 모두 마친 아들이 대견스럽다.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최정예 육군항공 조종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 UH-1H 헬기 조종사로서 병력 및 물자 수송 임무를 수행하게 될 아들 양 준위는 “나중에는 공격헬기 조종사가 돼 아버지처럼 탑 헬리건에 도전해 꼭 부자 탑 헬리건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탑 헬리건은 '톱 헬리콥터 거너'(Top Helicopter Gunner)의 합성어로 육군 전투헬기 조종사 중 최우수 사수를 의미한다.  

육군 첫 부자(父子) 항공운항 준사관 탄생을 알린 아버지 양성진 준위(오른쪽)와 아들 양한솔 준위가 육군 공격헬기 '코브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