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뽑자..中企단체장이 뛴다] (13회) 서석홍 PP섬유조합 이사장

[인터뷰] "농지전용부담금·개발이익환수금 제도 개선 필요"
  • 등록 2014-05-22 오전 10:09:39

    수정 2014-05-22 오전 10:09:39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농지에 공장을 짓기 위해 농지전용부담금으로 공시지가의 30%를 내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졌다. 개선이 필요하다. 또 개발이익환수금도 문제다. 공장을 만들면서 땅값이 오르면 돈을 내는 건 맞다. 다만 공장을 팔았을 때 돈을 내야 하는데 장부상 땅값이 올랐다고 납부하면 부담이 너무 크다”

서석홍 한국 PP(폴리프로필렌)섬유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중소기업계 애로사항을 뜻하는 ‘손톱 밑 가시’ 제거를 위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게 ‘농지전용부담금’과 ‘토지이익환수금’ 제도다. 이는 PP 섬유조합 회원사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 제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공통으로 가진 고민이다.

농지전용부담금은 농지에 공장을 지을 경우 대체농지를 조성하기 위해 공시지가의 30%를 국가에 납부하는 것이다. 1960년대에 만들어진 이 제도는 현 경제발전 상황과 맞지 않는 대표적인 낡은 규제다. 개발이익환수금 역시 논밭에 공장을 만들어 땅값이 오르면 공장 건축허가 이전에 공시지가의 25%를 내도록 하는 제도다. 사업을 확장하려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서 이사장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과 중소기업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이러한 문제를 제기했다. 박 대통령은 수첩에 이 내용을 메모한 뒤 해당부서에 검토를 지시하면서 한바탕 난리가 났지만 아직도 무소식이다.

동선합섬㈜ 회장인 서 이사장은 국내 PP섬유업계 최초로 2000만불 수출탑 수상, 2003년 은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서 이사장이 이끄는 PP섬유조합은 △PP포대 생산업체 △필라멘트사 생산업체 △모노사 생산업체 △직포매트 생산업체 등 74개 회원사로 구성됐다. PP섬유는 석유화학제품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쌀 모양의 ‘레진(RESIN)’을 원료로 만든 실로 포대, 컨테이너백, 안전망 등을 만든다. 최근에는 PP섬유의 가벼운 특성을 이용, 수영복 등 스포츠의류나 속옷을 만드는데도 이용된다. 과거 114개 회원사가 있었는데 최근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로 공장을 이전하는 업체들이 늘면서 회원사가 74개로 줄었다.

PP섬유조합은 서 이사장의 취임 전후로 나뉜다. 1999년 조합 이사장에 오른 뒤 만성적인 적자는 물론 내부 반목에 시달리던 조합을 정상화시킨 것이 서 이사장이다. 단체수의계약제도 물량을 회원사들에게 공정하게 분배했고 원료 공동구매사업으로 구매력을 키워 회원사들의 부담을 낮췄다. 이후 흑자로 전환된 조합은 내부적으로 결속력을 다지며 수백여개의 중소기업중앙회 산하 협동조합 중 15위권에 해당하는 알짜조합으로 우뚝 섰다.

고민도 없지는 않다. PP섬유 제조업은 기본적으로 노동집약적이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마저 구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인력난에 시달리는데다가 중국, 동남아의 추격도 거세다. PP섬유조합은 장기적으로 북한과의 경협 확대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서석홍 이사장은 “개성공단 초기 입주를 적잖게 고민했지만 리스크 때문에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개성공단이 확장되거나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PP섬유 제조업체들 상당수는 개성행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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