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꿈의 직장`은 구글.."삶의 질이 다르다"

올해 美 MBA 선호기업 1위 구글..맥킨지 12년만에 1위 내줘
라이프스타일 중시하는 `Y세대` 특성 반영
포천紙 보도..`유명 금융사 변하지 않으면 인재 못 얻는다`
  • 등록 2007-05-04 오전 11:08:58

    수정 2007-05-04 오전 11:08:58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현재 MBA(경영학석사)의 상당수는 1980년대 이후 출생한 `Y세대`들입니다. 일과 일상의 조화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있어 최고의 가치는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투자은행이나 경영컨설팅사들이 업무 방식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신세대 인재들을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리서치 전문회사인 유니버섬(Universum)의 최고경영자(CEO) 클라우디아 타타넬리가 지적한 대로 올해 `MBA 출신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하는 100대 기업` 순위에서 이변이 속출했다.

◇MBA 선호기업 1위 구글..비금융사 약진
구글 `캠퍼스`


미국의 경제전문 잡지 포천이 유니버섬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MBA 선호기업 순위`에서 인터넷 기업 구글이 11년 연속 1위에 빛나는 맥킨지를 밀어내고 왕좌를 차지한 것.
 
MBA를 마치고 투자은행이나 경영컨설팅사에 입사하는 것은 공식과 같이 인식돼 왔기 때문에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맥킨지(2위)와 골드만삭스(3위), 베인 앤 컴퍼니(4위) 등 MBA 출신들의 전통적인 선호기업들이 구글의 뒤에 줄을 섰다.

`순위 쿠데타`는 구글의 단독 거사가 아니었다. 애플(6위)과 마이크로소프트(MS)(7위), 나이키(9위), 스타벅스(14위)와 같은 기업들도 MBA 선호 기업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신세대 MBA의 변화된 가치관..`이름값보다 라이프스타일`

타타넬리 CEO는 이번 조사에서 남성 응답자의 57%, 여성의 48%가 최고 목표를 `일과 일상의 조화`라고 답했다며 `Y세대의 기질`을 이변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부(富) 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타타넬리의 분석에 따르면 구글은 이같은 Y세대 MBA 출신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기업상(像)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는 기업이다.

끼니마다 회사식당에서 산해진미를 차려내고, 세탁서비스부터 치과 치료까지 제공되는 것으로 유명한 구글의 본사는 `캠퍼스`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타타넬리도 "상당수의 조사 대상자들이 업무 시간의 20%를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할당하는 구글의 기업 문화를 동경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식단으로 유명한 구글의 사내식당



Y세대 MBA의 독특한 가치관은 `가장 일하고 싶은 도시` 순위에서 기후가 좋은 서부 지역 도시들이 약진한 데서도 드러난다.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은 1위를 유지했지만 시카고가 샌프란시스코에 2위 자리를 뺐겼다. 샌디에이고는 작년 10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MBA 선호기업 20위권 내에 위치한 기업 5개 가운데 4개사가 서부 해안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타타넬리의 설명이다.

Y세대 MBA들은 기업에 바라는 바도 남달랐다.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 이들은 지난해 최고의 기준으로 꼽혔던 `우수한 경력 증명`을 12위로 내던졌다. 대신 `리더십을 함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난해 21에서 올해 7위에 올려놓아 실전 경험을 중시하는 취향을 드러냈다.

미디어에 친숙한 세대답게 회사 웹사이트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가장 인상적인 웹사이트` 순위 상단을 차지한 맥킨지와 구글, 골드만삭스, MS, 씨티그룹 모두가 선호 기업 20위권내에 드는 회사였다.

◇노동강도 엄청난 금융사 인재영입 차질 빚을 수도
 
이처럼 종전과는 전혀 다른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신세대 인재들이 주당 70시간의 업무시간과 진을 빼놓는 출장 스케줄을 견뎌야 하는 금융사들의 구애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선호기업 20위권 내에 금융사들이 여전히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 회사가 변하지 않는다면 판도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타타넬리 CEO는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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