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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가 국채 원리금 및 이자, 주식 배당금 등을 미 채권자들에게 상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 유예기간이 예정대로 25일 종료된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은 러시아 재무부, 중앙은행 및 주요은행, 국부펀드 등 러시아 정부와 관련된 모든 자산에 대한 미국인들의 투자와 거래를 금지했다. 다만 기존 채권자들이 국채 원리금 및 이자, 주식 배당금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이달 25일까지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미 재무부는 그동안 유예기간 연장 여부를 두고 신중하게 논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아직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유예기간이)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연장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당시 옐런 장관은 “러시아가 디폴트에 빠지게 되더라도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이달 27일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 표시 국채에 대해서는 이미 이자 지불을 마쳤다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25일 유예기간 종료를 염두에 두고 조기 상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상환 자체가 불가능해져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도 높아졌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당장 6월 23일과 24일에 각각 달러화 표시 국채와 관련해 약 4억달러(약 5045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에 따라 7월 말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AP통신은 내다봤다. 통신은 “러시아가 1917년 볼셰비키 공산혁명 이후 처음으로 디폴트에 빠질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불 능력이나 의사가 있음에도 디폴트에 빠지게 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시장에선 이미 러시아의 디폴트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CNBC는 미국 등 서방이 언제든지 러시아를 디폴트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