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생태계 만들겠다던 니콜라 사기논란에 19% 대폭락…현대차 영향은?

니콜라 주가, 밀턴 사임 직후 19% 폭락
니콜라와 협업한 GM, 주가 4.8% 내려
사기 의혹 제기한 힌덴버그 "이제 시작"
보쉬, 한화 등 투자…파장 점점 커질듯
  • 등록 2020-09-22 오전 8:57:29

    수정 2020-09-22 오전 8:57:29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주요 라인업. (사진=니콜라 홈페이지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제 시작이다(We think this is just the beginning).”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미국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창업주 트레버 밀턴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돌연 사임을 발표하자, 사기 의혹을 집중 제기했던 금융분석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트위터에 남긴 의미 심장한 말이다.

‘힌덴버그의 저주’여파로 니콜라의 주가는 밀턴의 사임 이후 대폭락했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니콜라는 전거래일 대비 19.33% 폭락한 주당 27.58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번달 들어 단기 고점인 지난 8일 50.05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44.90% 빠졌다. 지난 5월28일(27.50달러) 이후 거의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역대 최고점인 6월9일(79.73달러) 대비 65.41% 내렸다.

니콜라는 이날 거래 시작과 동시에 장 초반 24달러대까지 수직낙하했고, 장중 내내 20% 안팎 낙폭을 보였다. 최근 니콜라와 협력을 발표했던 GM의 경우 이날 4.76% 내린 주당 30.00달러에 마감했다.

니콜라의 사기 의혹은 열흘 전인 10일 힌덴버그가 제기했다. 힌덴버그는 “니콜라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의 수십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기”라고 맹폭했고, 이에 니콜라는 “행동주의 공매도 세력의 시세 조작”이라며 맞받아쳤다. 하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잇따라 사기 여부를 조사한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니콜라 주가는 폭락을 거듭했다.

밀턴은 2014년 니콜라를 창업했다. 수소 트럭을 주력으로 하되, 미국 전역에 수소 충전소를 놓고 거점 충전소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친환경 수소트럭 생태계’ 청사진을 그렸다. 이후 GM 외에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이베코, 세계 최대 부품업체 보쉬 등과 협력했다. 한국 한화그룹도 니콜라에 투자했다. 니콜라가 몰락한다면 자동차업계와 화학업계 등 전반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블룸버그는 “니콜라는 갑작스러운 창업자 사임과 주가 대폭락으로 불확실한 미래와 마주하게 됐다”고 썼다.

지난 5월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트럭 엑시언트 스위스에 수출하는 등 한발 앞서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개발해온 현대차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내년 미국 수소트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가운데 니콜라가 키워놓은 수소트럭에 대한 관심에 따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과, 이번 사태가 사기극으로 막을 내릴 경우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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