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효 가스공사 사장 사의 표명..정부 "이미 늦었다"

장 사장 "조직안정 및 임면권자 위해 떠날 것"..사임 의사 밝혀
정부 "사표수리 제한"..해임절차 계속 진행할 듯
30년 만의 내부출신 사장, 비리 혐의 얼룩져 불명예 해임
  • 등록 2015-01-11 오후 6:13:03

    수정 2015-01-11 오후 6:39:24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장석효(사진·58)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11일 사의를 표명했다. 장 사장은 공모 절차를 거쳐 2013년 7월 취임했으며 3년 임기 중 절반가량을 남겨놓은 상태다.

장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은 외부의 사퇴 압박은 물론, 조직 내부에서도 장 사장 한 명으로 인해 회사 전체가 흔들리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조직안정 위해 떠나겠다”…자진 사퇴 의사 밝혀

장 사장은 이날 “지난 1년여 동안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현 상황에서 제가 사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가스공사의 조직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비정상의 정상화와 공공기관 개혁에 불철주야 고심하고 계시는 임면권자(대통령)께 크나큰 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가스공사 내부에서는 장 사장에 대한 검찰 기소 건으로 조직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단순히 내부출신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미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던 임직원들마저 장 사장의 비리 소식을 접하고는 상당수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성과급 미지급에 대해 장 사장에게 책임을 돌리는 불만도 섞여 나왔다.

가스공사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재판을 앞두고 있는 등 사장 직무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대구 이전 후 제대로 정착해도 모자랄 판에 장 사장 개인 뿐 아니라 일부 임직원들까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오래 계셨던 임직원 분들의 회사가 잘못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면서 “하루 빨리 내부 분위기가 추슬러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평가 실적이 좋지 않아서 성과급을 받지 못했는데, 올해도 부채감축 목표를 달성하기가 정말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사장은 이익을 취했다는 소식에 차라리 알아서 그만둬 주시길 바라는 직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정부 “이미 늦었다, 사표수리 제한”…해임절차 계속 진행

그러나 장 사장 스스로 물러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미 장 사장에 대한 정식 해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장 사장의 해임을 논의하기 위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개최가 오는 16일 예정돼 있다. 그런데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인사운영에 관한 지침’에는 비리에 연루돼 중징계에 회부된 공기업 임직원은 파면·해임·정직 등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사표를 내도 수리할 수 없게 돼 있다.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장 사장이 사표를 내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 사표를 제출하더라도 해임 절차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적다”면서 “자진 사퇴 역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진 사퇴할 기회는 충분히 있었는데, 왜 지금에 와서야 사표를 내겠다고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공운위를 거쳐 임면권자인 대통령에게 건의가 이뤄지는 등 해임 절차에 의해 강제 퇴직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따라 창립 30년 만에 탄생한 첫 내부 인사 출신 사장이 비리 혐의로 얼룩지면서 결국 불명예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임된 공기업 임직원은 부패방지법에 따라 3년간 유관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후임 사장을 뽑을 때까지는 이종호 가스공사 기술부사장이 사장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30년 만의 내부출신 사장…비리혐의로 불명예 중도하차

장 사장의 해임 논란은 검찰이 장 사장을 개인 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장 사장은 가스공사 사장에 취임한 뒤 과거에 재직했던 예인선 업체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쓰는 등 총 2억 8900만원어치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달 26일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가스공사 이사회는 지난 7일 장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논의했으나 찬성 4표, 반대 3표로 부결됐다. 장 사장은 당시까지만 해도 “구속영장이 기각됐기 때문에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다”면서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기소된 사실만 가지고 해임을 논한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이 이사회에 직접 참석해 장 사장이 직무를 수행하는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부결 결과가 나오자 산업부는 윤상직 장관이 직접 해임 건의를 하겠다고 나서는 강수를 뒀다.

윤 장관은 지난 8일 “장 사장이 뇌물수수 및 횡령 등 개인비리 혐의로 기소됨에 따라 공기업 사장으로서 요구되는 도덕성과 청렴성이 크게 훼손돼 가스공사 사장으로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장 사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장 사장이 검찰로부터 받고 있는 비리 혐의 중 일부가 가스공사 사장 취임 이후에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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