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구한 아름다운 회항`

LA행 대한항공, 이륙 직후 응급환자 발생
연료 73t 버리고 회항
  • 등록 2005-08-26 오전 11:08:44

    수정 2005-08-26 오전 11:08:44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지난 25일 오후 3시10분경. 인천공항을 출발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가던 대한항공(003490) KE017편에 긴급상황이 발생했다.

인천공항을 이륙한지 10분이 지났을 때 탑승객 이모양(4)이 고열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기장과 승무원은 즉시 환자상태 파악을 위해 탑승객중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 국내 유명 대학병원 의사의 도움을 받았다.

의사의 소견은 일시적인 발작증상일 수 있으나 환자가 소아인 관계로 비행을 지속하는 것보다는 치료를 받는 편이 좋다는 것. 기장은 의사의 소견에 따라 오후 3시30분경 인천공항으로 회항할 것을 결정하고, 착륙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회항을 결정한 뒤에도 고민은 이어졌다. 모든 항공기는 안전착륙을 위해 공항 이·착륙시 무게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인천-LA 노선에 투입된 B747 기종은 최대 이륙중량이 388.7t 이지만 최대 착륙중량은 285.7t이어서 안전착륙을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항공유를 버려해 했다.

선회 비행을 하던 KE017편은 결국 인천 앞바다 부근 항공유 방출구역에 16만 파운드(72.6t), 약 4000만원 가량의 항공유를 버리고, 오후 4시48분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착륙 직후 이모양은 인천공항에 대기중이던 응급의료진의 응급조치 후 상태가 호전돼 귀가했다. KE017편도 재급유 조치후 예정보다 3시간3분 지연된 오후 6시3분 인천공항을 다시 이륙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회항으로 유류비, 이착륙료, 연결승객 관련 비용 등 약 5000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했지만, 신속한 회항결정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면서 "해당 편 탑승승객들도 항공기 지연에 따른 불편 등을 감수하면서 항공사의 결정을 존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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