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선물상품은 선물거래소에서 거래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한국 선물시장의 높은 개인투자자 비중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않다고 미국선물협회(NFA) 수석부사장 겸 차기 회장인 대니얼 로스가 9일 밝혔다.
로스 회장은 이날 선물거래소와 NFA간 업무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앞서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미국선물협회(NFA national futures association)은 선물거래에 대한 자율규제 목적으로 1982년 설립됐다. 선물거래와 관련한 자율규제 제정, 회계처리 감독 및 각종 분쟁해결, 선물거래 종사자들에 대한 등록업무, 선물거래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있다.
다음은 로스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 선물시장, 특히 주가지수 선물옵션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매우 높아 투기거래가 성행하고있다. NFA에서는 선물거래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개인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있다. 주식시장과 선물시장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지시키려면 투자자들에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교육을 시켜야한다. 그 외 구좌개설 전 투자 위험요소에 대한 안내지침서를 주고 이에 대한 서명을 받는다.
그 외 우리 회원인 선물회사나 개인중개인들이 무작위 전화나 광고 등을 통해 무작정 선물거래를 부추기지않도록 상세히 감시하고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쪽 광고에도 관심을 두고 이를 적극 규제하고있다.
우리 협회의 설립배경도 선물거래와 관련한 수많은 불법행위들이 성행해 이를 규제하려고 만들어진 것이다. 20년 전 협회 설립전과 비교하면 선물거래량이 그간 4배 이상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불편접수나 부정 거래행위는 75% 이상 감소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선물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retail customer)의 비중이 24% 정도다. 실제 이 숫자보다 더 낮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고 낮음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낮지만 기관투자가들도 헤지를 위해서만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수가 투기거래를 한다.
결국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투기거래 수요다. 투기거래를 통한 적절한 유동성이 확보돼야 투자자들이 좋은 가격에서 헤지를 할 수 있다.
-NFA의 구체적인 역할은 무엇인가.
▲어느 시장의 어떤 규제자도 마찬가지겠지만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엔론사태를 보라. 신뢰가 형성되지 못하면 그 시장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교차상장이나 펀저블(fungible)에 관한 의견은.
▲미국 내에서도 이 이슈를 둘러싸고 논쟁이 많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증권과 선물은 그 목적부터가 다르다고 본다. 증권이 자본증식에 중점을 두고있지만 선물은 위험감소가 목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선물상품을 상장시키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펀저블의 경우 이것이 성공하려면 margine system을 공유해야하는데 이것이 쉽지않다. 교차상장과 펀저블 중 한 곳만 가능한 거래소도 있는데 하나만 허용해서도 성공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어쨌든 이 문제는 정부가 결정할 것이 아니라 시장이 결정해야한다.
-한국에서는 2004년 주가지수선물옵션의 선물거래소 이관을 둘러싸고 잡음이 많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나.
▲이 자리에서 당장 무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선물상품은 선물거래소에서 거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제 예를 봐도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것이 더 성공적으로 운영되고있다.
-NFA가 회원들의 불법거래를 적발했을 때 그 제제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
▲대부분의 불법사항은 선물거래를 잘 모르는 고객에게 시장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않고 거래를 시도하는 것이다. 협회 설립전에는 1년에 분쟁건수가 1000여건을 넘었지만 최근에는 연간 216건 수준으로 감소했다. 미국에서 선물관련 거래를 하려면 우리 협회 회원으로 등록해야만 하기때문에 불법행위 적발시 경중에 따라 선물협회에서 축출하기도 한다. 1건당 25만달러의 벌금을 내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위법사항 적발이 단순히 협회 회원자격 박탈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형사고발 조치는 물론 감옥에 갈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NFA 외에도 여러 자율규제 기관이 있고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자율규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정부 규제가 선행돼야한다. 정부와 자율규제 기관의 이해 상충이나 이중업무 방지를 피하기 위해서다. 또 자율규제를 통한 금융시장 운영이 보다 효율적이고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우수하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한국시장에 관해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 선물상품에 관한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장에 들어와서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확신을 이끌어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