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가 유력했던 미사일공업절이 조용히 지나간 것을 두고 막바지 기술작업에 돌입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원식 국방부장관도 북한이 엔진 기술 결함 등을 해결하고 이달 내에 3차 발사를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북한이 지난 5월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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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19일 미사일공업절을 기념하는 행사와 관련해서 어떤 보도도 내놓지 않았다. 미사일공업절은 작년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최종발사 시험을 성공을 기념해 지정한 날이다. 이에 1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는 기념행사 등이 나올 것이란 예상과 달리 북한은 조용히 이날을 넘겼다.
국제해사기구(IMO)와 일본 해상보안청 등에 발사 기간 예고도 접수되지 않았다. 앞서 1·2차 발사 당시 북한은 일주일전에 사전 통보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과거에도 화성 15형 발사를 기념한다면서 로케트공업절로 지정했지만 달력에서 없애진 사례가 있다”며 “연말 국방성과 도출을 앞두고 북한이 성과 홍보를 위해 기념일을 남발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사진에 서해위성발사장 일대에 불빛을 확인한 점을 볼 때 북한은 위성 발사 준비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북한이 앞으로 일주일 내지는 늦어도 11월 30일 한국이 미국 밴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최초의 군사정찰위성을 스페이스X의 ‘팰컨9’으로 올리기 전에 발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진단했다. 한국보다 기술에서 앞서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북한이 위성 발사를 시도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신 장관은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서 문제가 됐던 엔진 문제점을 거의 해소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엔진시험한 곳에서 동창리로 이동하고 고정 발사대를 조립한 뒤,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데 일주일의 시간이 걸린다”며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시점이 근접했음을 밝혔다.
북한은 위성의 1차 발사도 올해 4월 내 단행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한달 늦은 5월 31일에 감행했다. 이에 3차 발사도 11월 중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위성 발사가 성공한다면 러북이 군사협력을 했다는 반증이 되는 셈이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러시아와 북한을 국제사회서 고립시킬 수 있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통일부는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북한의 주요 시설, 지역에 대한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향후 군사정찰위성 발사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지 않고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