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5월까지의 전국 아파트 매매건수는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월 전국 아파트 매매건수(신고기준)는 15만598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06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적은 수준이다. 심지어 과거 1~5월 아파트 매매건수가 20만건을 밑돈 것은 2012년, 2019년 두 차례에 불과했다.
올해 1~5월 매매건수는 작년과 비교하더라도 절반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건수는 31만5153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의 매매건수는 7917건으로 작년(2만5159건) 대비 30% 수준으로 나타냈다. 1~5월 매매건수가 1만건을 미달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업소 모습(사진=연합뉴스) |
|
실제로 부동산원이 매달 발표하는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89.8을 기록하며 2년10개월 만에 처음으로 90 밑으로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낮으면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하며, 지수가 낮으면 낮을수록 수요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것을 말한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87.0까지 떨어지며 8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서울 주택 매매에서 다세대, 연립주택 등 빌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61.5%까지 치솟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지난해 빌라 매매건수는 1960건으로 아파트 매매건수(667건)의 약 3배를 나타냈다. 최근 18개월째 빌라 거래 건수가 아파트 거래 건수를 웃돌고 있다. 집값 급등과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시장의 접근성이 떨어지자 빌라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매매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 증여는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3월 525건, 4월 812건, 5월 830건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거래절벽이 심화되면서 집값을 내리는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