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경계 커진 한은 "물가상승률, 2% 상회하다 내년 2%이내"

[2021국감]한은, 기재위 업무보고
올 물가 2.1%·내년 1.5% 전망서 추가 상향 조정 예상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 오래 지속 가능성"
"주택·전세값 상승 지속 전망"…'집값 꺾였다'는 홍남기와 입장차
한은법 '고용안정' 책무 추가…"중앙은행 역할 재정립 계기돼야"
  • 등록 2021-10-15 오전 10:00:00

    수정 2021-10-15 오전 10: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물가상승에 대한 한국은행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상향 조정할 것이란 의사를 내비친 데 이어 내년 물가상승률 또한 1.5%에서 2% 이내로 상향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공급 병목 현상 장기화 가능성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였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발언과 달리 한은은 집값, 전세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 올해·내년 물가상승 전망 상향 조정 시사


한국은행은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현황을 보고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점차 줄어들면서 내년에는 2% 이내에서 유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12일 통화정책방향 문구를 통해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하여 당분간 2%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대체로 1%대 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기존보다 물가상승률이 상향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8월 한은이 전망한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은 각각 2.1%, 1.5%인데 이를 2% 중반, 1% 후반대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은이 내년 물가상승률을 ‘2% 이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거론된다. 한은은 “공급 병목 현상은 향후 투자 확대, 생산 조정 등이 이뤄지면서 점차 완화되겠으나 감염병 상황 등에 따라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국 경기 회복을 일부 제약하는 한편 물가 상승압력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연재해,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이 예상되고 해상물류는 주요 항만 적체, 선박 공급 제한 등으로 운송 지체와 운임 상승이 전망된다. 중국에선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전력공급 제한, 석탄 공급차질 등으로 전력 부족에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은은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점 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가상승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근거로도 언급되고 있다. 한은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크게 완화됐던 통화정책 기조이 질서있는 정상화를 추진중”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근거로 △물가상승 압력 당분간 높은 수준 예상 △금융불균형(빚과 자산가격이 순환적으로 증가·상승) 위험 누적 △견실한 경기 회복 흐름을 꼽았다.

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의 위험추구 성향을 완화시키려는 노력과는 달리 주택·전세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은 “주택 매매 가격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6월 이후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고 주택 전세가격도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에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환율 올라도 대외차입 여건은 개선”…中 헝다사태 영향 제한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대외차입 여건은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올 들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정상화 전망, 국내외 델타 변이 확산 우려, 중국 헝다그룹 관련 불확실성 등에 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외국환평형기금채권 CDS프리미엄,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가산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평채 CDS 프리미엄 5년물 금리는 6일 현재 0.2%포인트이고 단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9월(기간 평균) 0.02%포인트다.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3월 0.14%포인트에서 9월 0.38%포인트로 상승했으나 이는 차입 기간 장기화에 따른 것이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금융시장의 위협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 헝다그룹 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해선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헝다그룹 사태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중국 경제의 성장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으나 금융기관들의 낮은 익스포저, 중국 정부의 대응여력 등을 감안할 때 시스템 위기로 확산되기 보다 실물경제영향이 일부 건설 및 부동산 부문에 국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내 부동산 개발기업들의 부채비율은 6월말 396.5%로 제조업(108.0%)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헝다그룹은 무려 478.4%로 특히 더 높다.

한편 한은은 한국은행법상 한은의 목표에 ‘고용 안정’을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 “우리 경제에 중앙은행의 역할을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재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책무 추가시 이에 따른 기대효과, 제약요인,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 수단 등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은이 국내 경제학과 교수 4명을 대상으로 관련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 2명은 고용안정 책무를 추가해야 한다고 한 반면 2명은 추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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