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제약회사 GSK, 이번엔 또 시리아서 뇌물 스캔들

  • 등록 2014-07-26 오후 2:05:00

    수정 2014-07-26 오후 2:05:00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비리 혐의로 중국 대륙에 파장을 일으켰던 영국계 글로벌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이번에는 시리아발(發) 뇌물 사건에 휘말렸다.

최근 미국과 영국 정부가 GSK에게 해외부패방지법(FCPA)을 적용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는 만큼 이번 고발이 사실로 드러나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GSK의 내부 고발자가 앤드루 위티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메일을 보내 시리아에서 진통제 파나돌 등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뇌물 청탁을 했다는 것을 폭로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부 고발자는 5000자 가량의 글을 통해 시리아에서 자사 약품 판매처를 늘리기 위해 사업 관계자들에게 현금이나 과다한 연사료, 무료 여행 등을 대주는 식으로 로비를 벌였다고 밝혔다. 또한 GSK는 시리아의 수출입법을 위반하며 슈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이라는 진통제를 이라크를 거쳐 이란으로 수출했고, 이 과정에서도 부정부패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FT에게 “시리아에서 자사 약품을 판매하기 위해 쓴 돈은 중국의 뇌물 사건에 비해 액수가 적고, 시리아 사업은 지난 2012년 내전으로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리아 사건은 최근 해외영업 비리 조사에 나선 미국과 영국 검찰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GSK가 지속적으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점이 입증되면 상당히 무거운 제재를 받게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GSK의 뇌물 파동은 작년 7월 중국으로부터 시작됐다. GSK가 2007년부터 6년여간 약 30억위안(약 4980억원) 규모의 뇌물을 700여개 여행사를 통해 전달했다고 중국공안이 밝혔기 때문이다.

공안은 GSK가 뇌물을 통해 판매량을 늘렸고 심지어 다른 국가보다 7배나 비싸게 약값을 책정해 팔았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4명이 넘는 중국 고위 관계자들이 구속되고 마크 라일리 당시 GSK 중국지사장이 기소됐다. 이후 GSK의 비리 사건은 폴란드, 이라크, 요르단, 레바논을 거쳐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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