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가산동에 있는 디오텍 본사에서 만난 도정인 대표(53·사진)는 “횡령 사고 이후 일련의 수습 과정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인터뷰에 응했다”고 말했다.
디오텍(108860)은 지난 9월6일 재무팀 과장이 43억원을 횡령했다고 공시했다. 과장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모기업 인프라웨어 주식 53만7218주를 빼돌려 장내에서 매각했다. 횡령 공시 이후 한국거래소는 디오텍 주식 거래를 정지했고,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들어갔다. 횡령금액이 디오텍 자기자본 408억원 대비 10%를 조금 넘어선 탓이다.
도 대표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횡령금액은 상당히 큰 규모다”라면서도 “하지만 디오텍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유동자산 250억원을 고려하면 회사의 영속성이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갑자기 축소되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3분기에 횡령금 전액을 반영하기로 하면서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도 대표는 “법무법인과 형사사건 위임계약을 체결, 손실자금 회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민사 소송과 업무상 과실 여부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횡령 사고 수습으로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면서도 도 대표는 음성인식 기술 개발업체 에이치씨아이랩과 합병을 마무리지었다. 에이치씨아이랩 소속 직원들이 같은 공간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디오텍이 있는 건물의 사무실을 추가로 임대했다.
그는 “물리적 결합이 아닌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고 두 회사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전사 조직을 전면적으로 개편했다”며 “에이치씨아이랩 음성인식 기술과 디오텍의 필기인식 기술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오텍은 당장 4분기부터 합병을 계기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하지만 도 대표는 단기 사업 실적 외에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필기 인식과 언어 인식 모두 언어 처리기술이 핵심이기 때문에 두 회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합치면 새로운 기술이 탄생할 것이라고 도 대표는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