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지난달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 여파가 일본을 넘어 미국에도 미치고 있다. 부품공급 차질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코카콜라와 3M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에 미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대표적인 미국 기업 가운데 하나인 코카콜라의 1분기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로는 개선됐으나 월가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코카콜라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82센트, 매출은 10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월가 예상치인 87센트와 105억8000만달러를 각각 밑돌았다.
코카콜라는 이에 대한 부분적인 원인을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무타르 켄트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 음료 공급망이 아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카콜라는 대지진 여파로 올 회계연도 남은 기간 동안 EPS가 당초 예상보다 2~4센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카치 테이프와 포스트잇 노트 등으로 유명한 3M 역시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M은 일본 영향으로 올 1분기 EPS가 3센트 줄었고, 올해 전체로는 10~13센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3M의 전체 매출 가운데 9%는 일본 시장에서 이뤄진다.
핸드백으로 유명한 코치도 대지진 여파를 비껴나가지는 못했다. 코치는 일본 매출이 전체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코치는 이번 분기 EPS가 2~3센트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막 회복세에 접어든 미국 자동차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오토네이션과 그룹1 오토모티브 등 미국 자동차 딜러십 단체들은 26일 올해 일본의 자동차 부품 공급 차질로 미국의 자동차 매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들은 올해 미국의 자동차 판매대수를 1280만대에서 1250만대 정도로 낮췄다.
마이크 잭슨 오토네이션 CEO는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긴 하지만 일본의 전례없는 자연재해가 공급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항공은 이번 분기 일본 사업에서만 75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내 명품 매출은 회복되고 있다. 시드니 톨레다노 크리스찬 디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매출이 대지진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