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저가車 역풍(逆風) 맞을까

글로벌시장, 선후발 메이커 불문하고 저가차 개발경쟁.
GM의 경차·소형차기지인 GM대우 '가격경쟁력' 상실할까 안절부절.
  • 등록 2007-08-03 오전 11:48:51

    수정 2007-08-03 오후 2:01:50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GM의 경차·소형차 개발본부인 GM대우가 고유가에 마냥 ‘휘파람’을 불 상황이 아닌 것 같다.
 
고유가로 전세계 메이커들이 저가 소형차 및 초저가 차량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가 및 초저가 차량은 중국·인도·중남미·동유럽 등 자동차 신흥시장을 주요 타켓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GM대우가 전략적 대응을 소홀히 할 경우 신흥시장 공략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1000만원 미만의 저가 소형차와 200~600만원선인 초저가차 개발에 달려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GM의 경차 및 소형차 개발본부로 선정된 GM대우가 전략적인 고민에 빠졌다.
 
◇ 갑작스런 저가차 개발경쟁..GM대우 전략적 장애물 등장  

GM대우는 지난 2005년 GM그룹으로부터 소형차(칼로스·젠트라급) 개발본부로 선정된데 이어 작년엔 경차(마티즈급) 개발본부로 지정돼, 향후 GM그룹 차원에서 판매되는 경차 및 소형차의 플랫폼 개발을 담당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세계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GM대우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유가 뿐만 아니라 인도·중국·중남미· 동유럽 등 신흥시장의 수요 확대로 전세계적으로 소형 저가차 및 초저가차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는 저가차인 로간(Logan)의 가격을 3000달러까지 낮출 계획이고, PSA시트로엥은 로간에 대응할 차량을 개발중이다. 또 인도의 타타자동차는 내년중 2500달러 모델을 선보이고, 현대차(005380)도 400~500만원대의 중국 및 인도형 저가차를 내년중 선보인다.

이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저가 소형차 시장을 파고 들고 있는 GM대우로선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현재 GM대우의 경차인 마티즈의 가격(이하 모든 옵션제외)은 수동변속기 676만~806만원(자동변속기 801만~931만원), 소형차인 칼로스는 수동 846만~940만원(자동 881만~1075만원), 소형차인 젠트라는 수동 905만~1092만원(자동 1040만~1219만원) 등이다.

물론 GM대우가 오는 10월에 출시하는 젠트라 5도어 해치백(개발코드명 T255)과, 내년에 선보이는 젠트라 4도어 신차(T300)와 1000cc급 마티즈(M300)의 수출가격 책정이 변수다. 하지만 마티즈의 배기량이 200cc 가량 늘어나고, 젠트라 후속도 신차개발 비용이 반영될 수 밖에 없어 가격은 오히려 오를 수 있다. 
 

 
◇ 우려 현실화..짝퉁 마티즈에 포드·크라이슬러도 견제시작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마티즈는 이미 중국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다. 중국 치루이자동차가 생산하는 마티즈 짝퉁인 QQ 시리즈의 가격이 800cc는 360만원, 1300cc 600만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QQ 시리즈의 수출이 본격화할 조짐이라는 점이다.

여기에다 GM의 경쟁사인 크라이슬러와 포드의 견제도 시작됐다. 크라이슬러와 포드가 각각 중국 지리자동차와 치루이자동차와 저가차를 공동으로 개발해 미국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전해진다. 고유가로 확대되고 있는 미국 소형차시장이 GM대우에겐 기회 뿐만 아니라 치열한 경쟁의 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시장의 한 전문가는 “JD파워 품질평가에서 확인되 듯 GM대우 소형차의 품질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며 “이 때문에 GM대우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가격’이었는데, 해외의 저가차 개발경쟁으로 이 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경차 및 소형차는 마진이 박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많이 팔아야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GM대우가 과연 치열한 경쟁을 뚫고 GM의 경차·소형차 개발본부로서 제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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