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 독도 영유권 문제 등 최근 부쩍 불거진 동북아 영토 문제가 뮤지컬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극단 빛누리가 새 뮤지컬 <판판판>으로 날카롭게 각을 세운다면, 에이콤의 대표작 <명성황후>는 수위 조절에 나섰다. 현실에 각각 어느 정도 발언을 하게 될까.
<판판판>의 무대는 풍자와 해학의 힘으로 굴러간다. 한ㆍ중ㆍ일 등 아시아 각국의 음식점이 모여 있는 ‘아샨 먹거리촌’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다. 먹길 축제판에서 일식집 주인은 한식집에 몰래 들어가 비밀을 캐내고, 중식집 주인은 다른 나라 음식점의 등기부를 조작하려 한다. 한바탕 소동 뒤, 한판 축제로 마무리 지워진다. 허비치 작, 홍민우 연출, 최낙희 현철호 등 출연.
이 무대 개막과 때를 맞춰, ‘세계 국학원 청년단 사이버 의병’(대표 강효경ㆍ국제 평화 대학원1)은 이 뮤지컬이 제기하는 문제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2003년 ‘고구려 지킴이’로 출발, ‘한민족 정체성 찾기 및 동북공정 저지 서명 운동’ 등을 벌인 이 단체는 전현직 주요 공무원과 지자체장 등을 초청하는 한편, 역사 왜곡 중단을 요구하는 서명 작업을 위한 부스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24일~4월 8일 서울퍼포밍아트홀. 화~금 오후 8시, 토ㆍ일 3시 7시. (02)704-6755
2막 도입부에서 전체 무대가 다 올라가는 대목은 3년 전 공연 당시는 기계 고장으로 중단됐으나, 이번에 극장을 옮기면서 완전히 보여준다는 각오다. 제작진이 특히 자신하는 것은 이번 무대가 이뤄낼 시각적 성취다. 특히 여우사냥(민비의 시해 대목) 대목의 스펙터클은 세계 어디 내 놔도 손색 없는 볼거리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45명의 배우가 두 개의 상승 무대(더블 리프트)에 올라가 연출하는 아수라장 대목은 부상의 우려마저 따른다.
최근의 동북아 정세와 관련, 이 뮤지컬은 보다 신중한 자세다. 에이콤 대표 윤호진 씨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 장면이나 중국을 병약한 나라로 묘사하는 대목 등 당사국에 예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대목은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열 작, 윤호진 연출, 이태원 윤영석 등 출연. 17일~3월 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화ㆍ목ㆍ금 오후 7시 30분, 수ㆍ토 3시 7시 30분, 일 2시 6시. 1588-7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