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의존도 높은 흑연 수출 통제…韓 타격 불가피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말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세관)는 ‘흑연 관련 항목 임시 수출 통제 조치의 개선·조정에 관한 공고’를 발표하고 12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수출 통제 대상 품목은 △고순도(순도 99.9% 초과), 고강도(인장강도 30Mpa 초과), 고밀도(밀도 ㎤당 1.73g 초과) 인조흑연 재료와 제품 △ 구상흑연과 팽창흑연 등 천연인상흑연과 제품이다. ‘수출 통제’는 수출 금지 조치는 아니지만 이들 흑연 제품 수출업자는 상무부에 수출 허가를 신청하고 중국 상무부와 국무원의 승인을 받아야 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는 “이번 조치는 중국의 전반적인 발전과 안보를 조화시킨다는 ‘관리’ 개념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과 산업망 안전성·안정성을 보장하고 국익과 안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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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번에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된 고순도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라는 점이다. 지난해 세계 흑연 생산량 중 중국 비중은 82%에 달한다. 특히 흑연 광석의 순도를 높이는 제련 작업은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진다. 그러다보니 배터리 주요 생산국가인 한국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한국의 중국산 흑연 의존도는 90%를 웃돌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1~9월 인조흑연 전체 수입액 7909만달러 중 중국 수입액이 7461만달러로 94.3%를 차지했다. 천연흑연의 경우 전체 6685만달러 중 6533만달러가 중국산으로 97.7%를 나타냈다.
국내 이차전지 음극재 생산업체 및 배터리 업체도 비상이 걸렸다. 물론 중국이 흑연 수출을 완전히 금지한 것이 아니라 당장 공급망이 단절되는 것은 아니지만 흑연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만큼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생산 지연이나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이 야기될 수 있는데다 최악의 상황의 경우 중국이 얼마든지 수출을 금지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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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도 최근 호주 시라(Syrah Resources Limited)와 미국 루이지애나 공장에서 천연흑연 음극활물질을 공급받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음극재 제조 기업인 ‘노보닉스’(Novonix Limited)와 인조 흑연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음극재에 실리콘이나 인조흑연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음극재로 주목받는 실리콘은 흑연보다 에너지 밀도가 4배 정도 높다. 이어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포스코 제철소에서 나온 부산물로 만든 코크스를 활용해 인조흑연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포항에서 8000t 규모의 인조흑연계 음극재를 생산 중이며 내년까지 증설을 통해 1만8000t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30년까지 인조흑연계 음극재를 15만3000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