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세계 최초 '합성수지 대체' 생분해 신소재 개발

땅 속 묻으면 넉 달 내 90% 분해
썩지 않는 합성수지와 달리 친환경
단일 소재만으로 합성수지와 동일 기능
생분해 시장 진입 가속화…2025년 양산 목표
  • 등록 2020-10-19 오전 9:04:13

    수정 2020-10-19 오전 9:04:13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비닐봉투와 일회용 컵, 에어캡 완충재 등에 쓰이는 합성수지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도 땅 속에 묻었을 때 넉 달 안에 90% 이상 썩는 생분해성 신소재를 LG화학이 개발했다.

LG화학(051910)은 독자 기술과 제조 공법을 활용해 종전 생분해성 소재의 유연성과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신소재를 자체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소재는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과 폐글리세롤을 활용한 바이오 함량 100%의 생분해성 소재다. 생분해는 물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현상을 말한다. 통상 합성수지는 생분해되지 않아 수십년이 지나도 썩지 않고 남아있기 마련이지만 이 소재는 독일 생분해성 소재 국제인증기관 ‘DIN CERTCO’이 유럽의 산업 생분해성 인증 기준에 따라 120일 이내 90% 이상 생분해됐다고 인증했다.

LG화학이 이번에 개발한 생분해성 신소재와 이를 활용해 만든 시제품. (사진=LG화학)
이번 개발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 기능이다. 종전엔 물성이나 유연성을 강화하려 다른 플라스틱 소재나 첨가제를 섞어야 했지만 LG화학은 단일 소재만으로도 폴리프로필렌(PP), PET 등 합성수지와 동일하게 기계적 물성과 투명성을 구현하도록 했다. 이는 전 세계 유일하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특히 유연성을 종전 대비 최대 20배 이상 개선해 가공 후에도 투명성을 유지토록 했다. 종전 생분해성 수지는 혼합 소재 특성상 불투명한 포장재였지만 LG화학의 생분해성 수지는 합성수지와 동일하게 투명하면서도 생분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강화하는 데 따라 생분해성 소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비닐봉투와 에어캡 완충재, 일회용 컵, 발포 제품, 마스크 부직포 등 다양한 분야로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LG화학은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생분해성 소재 시장은 지난해 4조2000억원에서 2025년 9조7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15% 성장할 전망이다.

이번 소재 개발 배경으로 LG화학은 생분해성 핵심 물질에 대한 고유의 원천기술을 꼽았다. LG화학은 현재 선제적 출원으로 생분해성 중합체, 조성물, 제조방법 등 국내외 특허 25건을 보유했다. 이를 바탕으로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는 생분해성 핵심 물질의 분자량을 향상시키고 이를 중합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기존 소재와 차별화한 물성의 생분해성 신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LG화학은 확보한 신기술을 바탕으로 생분해성 소재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사업 확대를 위한 바이오 원료를 확보하는 데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022년에 고객사를 대상으로 시제품 평가 등을 진행하고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기수 LG화학 CTO(최고기술책임자·사장)는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00%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독자기술로 생분해성 원천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친환경 소재 분야에 연구개발을 집중해 자원 선순환과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신규 개발한 생분해성 신소재의 물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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