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지난 26일 서울 중구 KG 하모니홀에서 ‘코로나19와 반도체 질서의 미래’ 강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강좌는 이데일리와 한국 공공정책개발원 주최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코로나 19와 그 이후’에 대해 현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日 규제 계기…‘소·부·장’ 포함 반도체 생태계 확대
안기현 상무는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현황과 위기론 등에 대해 “아직 문제없고, 앞으로도 문제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다른 산업에 비해 업황이 괜찮았다”며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서버 투자가 많아져 올해 전망도 작년만큼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상무는 강의 내내 반도체 산업 질서와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안 상무는 “반도체 산업이 태어난 곳은 미국”이라며 “미국은 반도체 산업이 시작될 때 반도체 제조뿐만 아니라 소·부·장을 함께 태생시키고, 전자산업까지 동시에 아울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반도체 산업의 태생은 미국, 일본과 다르다”며 “우리는 미국, 유럽, 일본의 장비를 가져다가 공장을 만들고 운영 소재들을 일본에서 갖다 썼다”며 “이 때문에 지금까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미국의 인텔, 대만의 TSMC 등 반도체를 만드는 제조회사만을 반도체 산업이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절차 간소화 대상국) 배제로 인해 소·부·장을 국산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안 상무는 그동안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로 혜택을 봤다면 이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태계가 갖춰진 산업은 로컬라이제이션를 빨리 시키고, 신산업 창출도 생태계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中 거센 도전…韓 반도체 생태계 따라 결과 달라질 것
안 상무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반도체의 확장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인공지능(AI) 개발 뿐만 아니라 안보유지와 비대면 사회에서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동화 시스템이 생산공장뿐만 아니라 사무실과 가정에까지 확정될 것”이라며 “우리 생활이 전체적으로 온라인화되면 재택, 학습, 쇼핑, 은행 등도 반도체를 이용한 서버화 시대가 확장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 19 이후에도 비대면 사회를 위한 준비가 이어져 데이터 센터, 통신, 단말기 등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와 중앙처리장치(CPU)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안 상무는 “전 세계에서 이것을 공급하는 곳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인텔 뿐”이라며 “우리의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서라도 소·부·장의 국내 발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 질서는 누가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갖느냐에 대한 것”이라며 “세트 산업, 소·부·장 산업 등 각 산업이 협력한다면 시스템 반도체의 발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또 향후 반도체 산업 주도권에 대해서는 “한동안 시스템 반도체는 미국 주도, 메모리 반도체는 한국과 중국의 주도권 싸움, 소·부·장비에서 우리 도전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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