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믿을 건 현찰

지폐생산 매년 5% 성장
  • 등록 2015-08-17 오전 9:43:55

    수정 2015-08-17 오전 9:43:55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신용카드, 전자화폐, 비트코인…”

경쟁자에 밀려 사라질 것 같았던 지폐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가 불확실할수록 현찰 만한 게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세계적인 스마트카드 제조사인 기섹 앤드 데브리엔트(G&D)는 카드나 전자화폐 사용량이 두자릿수 이상 커져도 지폐 생산량은 연간 5%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D는 독일의 화폐 제조기업 루이젠탈의 모회사다.

지폐의 수요가 늘어나는 결정적 이유는 경제위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 재정위기나 그리스 사태를 포함해 국지적 위기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중국을 포함해 글로벌 경제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실물 지폐 선호도가 높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 랄프 빈테르케르스트 이사는 “위기 땐 현금수요가 가파르게 는다”면서 “현찰밖에 믿을 게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5월 말 현재 그리스에서 유통되는 지폐는 452억유로(약 59조원) 규모다. 이 정도로 지폐가 풀린 건 그리스 재정위기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지난 2012년 6월 정도다. 452억유로는 그리스인 한 사람당 4000유로(523만원) 꼴이다.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직후 유럽에서 200유로(약 26만원) 500유로(약 64원) 짜리 고액권 수요 급증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물론 위기대비용 수요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도 절반 이상은 현금으로 거래된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거래의 80% 이상은 현금 몫이다. 아울러 수명이 다한 50억유로 규모의 구권이 6개월마다 신권으로 교체된다.

FT는 “1000장의 지폐를 찍는데 발행비용은 25유로밖에 안된다”면서 “지폐제조회사는 디자인이나 위조지폐 방지기술을 확보하는 데 많은 돈을 투자한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170억유로 어치의 지폐가 유통되는데, 위폐는 50만유로 규모 이하다. 매년 전 세계에서 1600억유로 규모의 지폐가 발행된다.

출처: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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