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학기 전인 여름에 이사를 많이 한다지만, 최근 한 달간 종료된 거래가 3건 이상일 정도로 예년에 비해 거래가 늘었다. 통상 집을 매매할 때 매도호가보다 약간 낮은 가격에 거래가 형성되기 마련인데, 요즘은 웃돈을 주고라도 마음에 드는 집을 사겠다는 고객들이 심심찮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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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모기지 금리 상승과 집값 급등, 겨울 한파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춤했지만, 봄이 시작된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주택 거래량의 90% 가량 차지하는 기존주택 판매는 지난 4월부터 2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5월에는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 회복과 재고 증가, 모기지 금리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나머지 10%를 차지하는 신규주택 판매도 지난 5월 6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건전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는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빠르게 올랐지만, 최근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거품 우려가 줄고 있다는 관점에서다. 제드 콜코 트룰리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판매는 늘고 있지만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며 “주택 거품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가격 급등세가 지속돼선 안된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회복되면서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연기금은 압류주택 매입을 줄이고 일부 매도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금융위기 이후 압류주택이 쏟아져나오면서 이를 매입, 임대해 짭짤한 수익을 올려 왔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이후 기관 투자자들이 사들인 단독주택은 약 38만6000채에 이른다.
한편 최근 주택시장 특징은 최고 부자들, 이른바 ‘슈퍼리치’와 중산층 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것. 더글러스 엘리먼 앤 밀러 새뮤얼 리얼 에스테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 맨해튼의 경우 지난 2분기 침실 1개 혹은 2개짜리 아파트 가격은 3.6% 하락했지만, 대형 새 아파트는 1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흐름은 미국내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통상 가격이 더 비싼 신규주택은 기존주택에 비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지난 1968년부터 2008년까지 신규주택과 기존 주택가격 차이는 15%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신규 단독주택 평균 가격은 기존주택 평균 가격보다 38% 더 높았다.
스티븐 킴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이 정도의 격차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결국 줄어들게 될 것”이라면서 “2016년쯤 신규주택 가격이 소폭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