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선순위채 `헤어컷`..ECB 지지가 관건

부총리, ECB와의 논의 우선
ECB, 주요 자금 조달원 고려해 반대할듯
  • 등록 2011-06-17 오전 11:34:02

    수정 2011-06-17 오전 11:34:02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구제금융 2호국` 아일랜드가 자국 은행권의 자본 강화를 위해 이들 은행의 선순위 채권에 대한 헤어컷(채권 담보물에 대한 할인)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선순위채 헤어컷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지를 얻는 것이 실제 시행의 관건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먼 길모어 아일랜드 부총리는 앞서 마이클 누넌 재무장관이 밝힌 국영은행 2곳의 선순위채 헤어컷 계획에 대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물론, 특히 ECB와의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그 결론에 따라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누넌 장관은 올해 들어 유럽 은행권의 리스크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며 현재 정부가 소유한 앵글로아이리시뱅크와 아이리시네이션와이드빌딩소사이어티 등 2개 금융사의 35억유로 선순위채에 대한 헤어컷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CB는 그간 선순위채 보유자들을 헤어컷으로부터 보호해 왔다. 선순위채가 은행권의 주요 자금 조달원이라는 점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하지만 최근 아일랜드의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부실 국영은행들의 선순위채 헤어컷의 필요성이 아일랜드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아일랜드 정부로선 그간 손실을 떠안아 온 후순위채 보유자들의 불만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아일랜드 내부 여론에도 ECB는 끝까지 선순위채 보유자들을 보호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올리비아 프리제르 BNP파리바 은행 신용담당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ECB는 선순위채 보유자들을 어떠한 학대로부터도 보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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