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주식이요? 대물림하는 거죠

  • 등록 2008-05-02 오전 10:40:47

    수정 2008-05-05 오후 2:52:49

[오마하(네브래스카주)=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오마하의 현인`으로 유명한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는 예상대로 절대적이었다. 현지에서 만난 주주들 마다 버핏을 치켜세우기 바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가 된 것 만으로 마냥 즐거워했다.

특히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이 대물림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주총이 열리는 퀘스트센터 운영 책임자인 스탠 베니스(사진)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보유와 관련된 집안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베니스의 부모는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해의 3년 뒤인 1968년 그 주식을 2주 사들였다.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를 주당 12달러에 인수했던 당시니까 지금 우리돈으로 1억3000만원을 호가하는 것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했던 시기였다.

그 주식은 지난 40년동안 그들의 품안에 고스란히 간직돼 왔다. 그러던 지난 1월 그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한 뒤 그 주식들은 손자들을 위해 신탁에 맡겨졌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단 2주가 후세를 위한 종자돈으로 변신한 셈이다.

베니스도 부모의 뒤를 따라 2002년 B주 4주를 주당 456달러를 주고 매입했다.

B주는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보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행한 것으로 의결권이 A주의 200분의 1수준이다. 주가는 4000달러 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베니스의 주식은 6년만에 10배 가량 오른 셈이다.

베니스는 "지금은 내가 아닌 부모가 부자지만 나도 반드시 A주를 사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호텔에서 마주친 스티브 거프 타코존스 선임 프랜차이즈사업 컨설턴트도 10년전에 B주 10주를 매입해 지금까지 들고 있다.

거프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매입한 이유를 묻자 버핏의 `가치투자`를 꼽았다.

그는 "버핏은 닷컴 등 유행에 영합하거나 투기에 나서지 않았다"며 "매출 등 재무재표에 근거한 건전한 투자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의 아들 2명도 B주 1주씩을 갖고 있다는 것. 버핏에 대한 그의 믿음이 자식들에게도 대물림된 것이다.

거프는 "아이들은 물론 나도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계속 사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10년동안 한번도 거르지 않고 주총에 참석하고 있다는 거프는 헤어질때 이렇게 말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인) 내브래스카 퍼니처 마켓과 보셰임에 가서 쇼핑하세요"라고.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위해서라면 낯선 사람들에게도 자청해서 마케팅에 나서는 골수 버핏 추종자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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