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송승철 수입차協 회장 "차값 거품 없다고 본다"

"수입차, 풀옵션 적용돼 수입..세금 등으로 가격 높아져"
"SK네트웍스 직수입 방침 바람직하지 않아"
"국내 내수시장 활성화 돼야..정부의 대책 절실"
  • 등록 2007-06-18 오전 11:39:51

    수정 2007-06-18 오후 1:01:51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미국은 거의 모든 제품이 우리보다 쌉니다. 그런 미국과 우리를 비교해서는 안됩니다"

지난 14일 서울 청담동 한불모터스 본사에서 만난 송승철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한불모터스 대표이사)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입차값 거품 논란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송 회장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수입차들은 우리나라 조건에 맞취서 들어온다"며 "현지와 달리 풀옵션이 적용돼 들어오기 때문에 가격이 높을 수 있는데, 그것을 두고 차값에 거품이 있다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그는 "단적인 예로 푸조의 207CC와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유럽 현지가격이 더 비싸다"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수입차에 매겨지는 관세가 25~30%정도인데 이런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회장은 "다만 일부 모델에서는 차 값이 너무 비싸다는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수입차들의 경쟁이 치열한데다 옵션가격에 대한 경쟁도 만만치 않아서 전체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송 회장은 SK네트웍스(001740)의 외국산 자동차 직수입 방침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SK네트웍스의 이번 방침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현재도 수입차 업체들이 우리 조건에 맞게 들여오고 있는데 억지로 우리의 조건과 모델, 옵션, 연식 등이 다른 차를 들여오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또 "최근 국내에 그레이 임포터(외국 자동차 메이커를 직접 통하지 않고 현지 대리점을 통해 소규모로 수입해 파는 비공식 외제차 수입업자)들이 늘고 있는데 차량 도입금액을 낮춰서 세금을 낮추는 등의 행태를 대기업이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서 "모든 차종에 대한 A/S가 가능한 지의 문제도 있고 설령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정비기술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6년 코오롱 상사에 자동차 사업부가 만들어지면서 수입차 업계에 몸담은 송 회장은 대표적인 수입차 1세대로 꼽힌다.

'사브(Saab)'의 수입 판매 사업본부장이던 시절, 당시 판매부진 시달리던 '사브 9000모델'을 단일 모델로는 판매 1위를 만드는 등 업계의 산 증인으로 남아 있다. 이후 평화자동차 총괄 이사 등을 거쳐 지난 2002년부터 프랑스의 푸조를 수입·판매하는 한불모터스의 대표이사를 맡고있다.

그런 그에게 수입차 사업의 고충에 대해 묻자 정부의 수입차에 대한 일관성 없는 규제적용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송 회장은 "정부가 각종 안전규정, 배기가스 기준 등을 적용시 수입차만 배제하는 정책이 어렵다"며 "실제로 안전규정의 경우, 일부는 유럽 것을 사용하고 일부는 미국 것을 사용하는 등 혼란이 많다"고 밝혔다.

또 "자꾸만 신기술은 나오는데 규정이 따라가지 못해서 불법이 되는 경우가 있는 등 일관되지 못한 정책이 가장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정부의 자동차 내수시장 확대에 관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송 회장은 "지난 96년에 국내 자동차 내수규모가 130만대 수준이었는데 10년이 지난 지난해 오히려 100만대 규모로 줄었다"며 "국내 내수시장이 활성화 돼야 수입차들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적정한 내수시장 규모는 150만대 정도"라면서 "자동차 산업이 국내의 고용, 생산, 수출 등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하면 수입차 시장점유율이 10%를 넘는다고 해도 그리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송 회장은 향후 국내 수입차 트렌드에 대해 "디젤차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송 회장은 "지난 90년대 초반에 유럽에서 디젤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정도였다"면서 "그랬던 것이 작년에 이미 50%를 넘었고 프랑스의 경우엔 60%, 스페인은 70%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젤모델에 대해 일부에서 환경문제 등을 걱정하는데 이미 국내에 시판되는 차종들은 이미 유로 4 기준을 만족하고 있고 앞으로 유로 4보다 더욱 강화된 유로 5에도 맞춘 모델들이 나올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국산차들도 자극을 받고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5월 월별 판매량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한 푸조의 향후 전략과 방침에 대해 송 회장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먼저 신차를 선보이고 전국 어디에서나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한불모터스는 최근의 기름값 상승현상과 3000만원대 국산차 출시가 보편화되는 추세에 따라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차종을 꾸준히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또 A/S강화를 위해 오는 8월 경기도 화성에 PDI센터를 설립, 소비자들이 언제나 최상의 상태인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오는 9~10월쯤엔 서울 성수동에 7000평 규모의 대규모 제2서비스센터도 개설, A/S에도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인터뷰를 마감하며 송 회장은 국산차 업체와 정부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송 회장은 "현재 경제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산업이 퇴보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며 "전체 자동차 내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많은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에 대해서도 그는 "수출보다는 내수 시장에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신 기술과 새 모델을 꾸준히 개발해야 가격도 제 값을 받을 수 있고 수입차들과도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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