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희석기자]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현대그룹의 모든 경영진들은 현대그룹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법규를 위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시도하는 KCC측의 경영권 행사 주장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슬기롭게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9일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은 각각 1월호 사보를 통해 현정은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게재했다.
현정은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경영권 수호의지를 재천명했다. 아울러
현대엘리베이(017800)터가 시대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면 2007년 매출 1조원 달성과 2010녀 세계 10대 종합운반기업회사 진입이라는 경영목표를 무난히 달성할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상선(011200)에 대해서는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대상선이 세계 최고의 종합물류기업으로 발전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1. 현대그룹 경영과 관련해 가장 역점을 두고 계신 점은?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경영철학과 기업가 정신을 이어가면서, 국민기업화 취지 계승 발전, 경영안정,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 전문경영인 체제의 책임경영, 소액주주 중시경영에 가장 역점을 둘 것입니다.
지난 반세기 넘게 면면히 이어온 창조적 정신, 적극의지, 강인한 추진력이라는 현대정신과 회사와 주주의 이익은 물론 국가경제발전에도 기여하는 다양한 사업을 발전시켜온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무형의 자산입니다. 우리가 반드시 지켜 나가야 하는 현대그룹의 살아있는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현대그룹의 정통성이 변함없이 계승 발전되도록 저는 최대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기업 경영 전반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포함한 제도개선을 통해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능력 있고 유능한 전문경영인들이 소신껏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 기업 가치를 높여 나가게 할 것이고, 회사의 이익을 모든 주주들과 나누고,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고부가가치 사업진출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며, 열심히 일해 주는 직원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전문경영인들을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입니다.
현대그룹의 정통성에 따라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재도약해 나가기 위해 모든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2. 최근 현대그룹 경영권 문제는?
우선 현대그룹 임직원 및 현대그룹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저를 비롯한 현대그룹의 모든 경영진들은 현대그룹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경영진들은 시장의 기본질서이자 법규를 위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시도하는 KCC측의 경영권 행사 주장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슬기롭게 막아낼 것입니다.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찾아온다고 합니다. 현재 현대그룹이 어려움에 빠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임직원들이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잊지 않고, 현대정신을 이어나가기 위해 일치단결해 어려움을 극복한다면, 우리 현대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기업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니 임직원 여러분들은 걱정하지 마시고, 저와 현대그룹 경영진들을 믿고 변함없는 애사심을 갖고 각자 업무에 충실해 주시길 바랍니다. 임직원들의 노력에 반드시 보답해 드릴 것입니다.
3. 현대그룹 회장으로서 경영일선에서 직접 느끼신 점은?
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제가 현대그룹의 회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현대그룹의 창업주이신 정주영 명예회장님과 정몽헌 회장님의 유지를 받들어 현대그룹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현대 가족들의 의견과 유족인 제가 책임을 회피한다면, 그동안 현대그룹이 쌓아온 명성과 신뢰를 잃을 수도 있기에 현대그룹의 모든 책임을 떠맡고 회장직에 나섰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현대그룹을 사랑하고, 현대그룹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의지만큼은 누구한테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현대그룹은 국가의 기간산업을 일으키고, 남북경협사업을 주도하는 등 국민기업, 민족기업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정몽헌 회장님은 특히 기업이 어느 정도 커지면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없다면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념을 구현코자 하셨습니다. 저는 정몽헌 회장님의 꿈을 반드시 실현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전 경영일선에 직접 나서면서부터 자신감과 함께 현대그룹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기업은 한사람의 힘에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8천여 명의 임직원들의 힘이 합쳐져 움직여진다는 현대그룹의 저력을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대그룹의 뛰어난 전문경영인들과 우수한 인재들을 중심으로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는 강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4. 현대그룹이 원하는 인재관은?
창조적 정신과 강인한 추진력을 지녔으면 합니다.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줄 하는 창의적인 젊은 인재가 필요합니다. 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장에 활용해 나가는 실천력도 뒤따라주어야 합니다. 정주영 명예회장님은 항상 남보다 먼저 생각하고, 일단 확고한 신념이 생기면 황소처럼 밀어붙여 남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들을 다 이루어 내셨습니다.
도덕성과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명정대한 방법으로 일을 추구하며,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사회,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일해 나갈 수 있어, 저희 현대그룹이 추구하는 국민기업화 취지에도 부합되는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고를 목표로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 나가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외국어는 물론이고, 국제적 비즈니스 감각과 글로벌화된 시각을 갖기 위해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변화의 추이에 맞춰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5. 올해 최고의 실적을 올린 현대상선 직원들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십시오.
현대상선은 돌아가신 정몽헌 회장님이 많은 애착을 가졌던 회사였습니다. 지난 1981년 회장님이 처음 대표이사 직책을 맡으신 회사가 바로 현대상선이며, 2000년까지 거의 20년간 현대상선의 경영을 직접 맡으시면서 국내 최대이자 굴지의 세계 해운기업으로 키우셨습니다.
이런 현대상선이 유동성문제와 대북송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정 회장님은 물론이고 저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노정익 사장을 비롯한 현대상선 임직원 여러분이 한마음으로 구조조정과 자구노력을 기울여 회사를 안정화시켰고, 올해는 눈부신 실적을 올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대상선이 세계 최고의 종합물류기업으로 발전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또한 지금처럼 임직원 여러분들이 열심히 노력하여 주신다면 현대상선은 앞으로 더 좋은 회사, 탄탄한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6. 내년도 해운시황 및 사업전망을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젊었을 때부터 친정아버지이신 현영원 회장님을 통해 해운업에 대해 많이 배웠고, 정몽헌 회장님께서도 자주 현대상선 말씀을 하시곤 해서 그런지 해운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해운업은 국내보다는 국제 경기에 민감한 글로벌 비즈니스입니다. 세계적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해운시황전망이 매우 밝을 것 같습니다. 또 세계경기가 뚜렷이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어서 물동량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전반적인 해운업 시황은 호조를 보여서, 현대상선은 내년에 올해보다 더 나은 수익을 시현할 것으로 믿습니다. 중장기적으로 현대상선은 IT에 대한 투자와 세계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사업에 대한 신규투자를 확대해 수익구조를 다변화 시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현대상선은 초일류 종합물류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7. 현대그룹의 국민기업화를 시도하셨는데 그 취지 및 계획은?
현대그룹의 국민기업화 취지는 그동안 현대그룹이 추진해 왔던 사업의 성격과 방향이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해왔던 점과, 더욱이 평소 정몽헌 회장의 경영철학이었던 &43088;기업은 어느정도 규모가 되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43089;는 뜻을 계승하려 했던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현대그룹의 국민기업화 취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 정신은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대그룹 모든 계열사에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과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소액주주들의 실질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8. 회장님의 좌우명은?
늘 `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고, 또 그러한 실수를 통해 하나씩 더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는 그 순간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의 과정이 중요합니다.
저는 무엇이 딱 `옳다` `그르다`로 단정 짓는 것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그때 그때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하고, 또한 자기가 최선을 다 한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자신이 최선을 다한 과정에 대한 만족을 느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9. 건강관리 비결은?
사실 최근엔 여유가 없어서 규칙적인 운동은 못하고 지냈습니다. 원래 걷는 걸 좋아하는데 차를 타고 바쁘게 돌아다니다보면 걸을 기회가 너무 없어서 최근엔 아이들이 몸관리도 좀 하라고 면박이 심합니다. (웃음) 건강에 신경을 좀 더 써야할 것 같습니다.
뛰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등산도 별로 즐겨하지는 않습니다만 평지에서 걷는 걸 좋아합니다. 실내에서 걷는 것보다는, 친구나 아이들과 함께 저녁에 학교 운동장 같은 곳에 가서 자주 걷곤 했습니다.
10. 퇴근 후나 주말 등 여가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시는지?
그림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예전엔 미술관을 자주 다녔습니다. 영화도 좋아해서 즐겨하는 편입니다. 골프는 시도해봤는데 별로 재미가 안 붙더군요. 영화는 비디오로 보는 것보다 직접 극장에서 보는 걸 좋아하고 음악회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친구하고 보러 갈 때도 있고 아이와 함께 가기도 하는데 최근엔 못 갔습니다. 예전엔 스포츠댄스에 빠져서 한 2, 3년 재밌게 배웠는데 이 역시 요즘은 못하고 있습니다.
11. 가장 존경하는 인물?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신 현대그룹의 창업자이자 시아버님이신 정주영 회장님을 가장 존경합니다. 일부에선 다소 저돌적이라곤 하시지만 제가 곁에서 가까이서 뵌 모습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실 때는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또한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시면 바로 잠을 청하시며 시간을 쪼개 쓰시는 모습이나, 근검절약하는 생활습관, 몸소 실천하시는 모습 등 참 배울 점이 많은 분이셨습니다.
12. 감명 깊게 읽은 책?
책을 닥치는대로 읽는 편인데, 미국에 있을 때는 `인성개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관련 도서를 많이 읽었고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책을 좋아합니다. 한국에는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라고 번역이 되어서 나온 책이 기억이납니다.
요즘은 읽으려고 책은 많이 샀는데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깊이 빠져들지는 못 하는 것 같습니다.
13.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신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자녀교육관은?
아무래도 사회학을 전공하다보니 각종 사회단체들하고 많이 연관되기도 하고 또 관심이 가고 해서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들 뜻을 최대한 받아주는 편인데 아이들이 하고 싶다고 하면 막지 않고 알아서 해라, 그런 식입니다. 그런데 자율성을 강조하다보니 너무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결정 내릴 때 더 고민하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아무래도 예전보다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서 다른 사람보다는 자기가 먼저라는 생각을 당연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사람 있으면 도와주어야 한다는 내용을 어려서부터 얘기해 오곤 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들도 잘 따라주고 있어 고맙게 생각합니다.
14. 2004년도 회장님의 개인적인 소망은? 직원들에게 덕담 한 말씀?
우선 우리 현대그룹이 흔들림 없이 잘 나갔으면 하는 게 지금 제일 큰 소망입니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건강관리를 잘 했으면 하고, 아이들이 학교 잘 다니고 아무 문제없이 건강하게 지내는 것입니다.
한편 직원 여러분들이 모두 현대그룹에서 일하는 데 자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현대 정신`을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울 수 있었으면 좋겠고, 또한 개개인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냈으면 합니다. 저는 현대 가족 여러분들이 신나는 직장 분위기를 갖게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기회가 닿는다면 직원 여러분과 직접 만나서 어울리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