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규제법안, 교각살우"…상의, 경제계 의견 제출

국회·정부 전달…19개 규제강화 법안 계류
"과도한 규제로 기업경영 근간 흔들려"
"주총 본질 벗어나 '사회운동의 장' 될 수도"
  • 등록 2024-10-09 오후 12:00:00

    수정 2024-10-09 오후 12:00:00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경제계가 기업지배구조 관련 19개 법안에 대해 교각살우 결과 발생을 우려했다.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다 기업경영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을 마치 ‘쇠뿔을 고치려다 소 잡는다’는 뜻의 교각살우에 빗댄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사옥. (사진=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기업지배구조 규제강화 법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국회와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재 22대 국회에서는 상법 개정안, 상장회사지배구조법 제정안 등 19개의 기업지배구조 규제강화 법안이 계류 중이다.

건의서는 기업지배구조 관련 법안을 16개 규제로 구분해 △규제결합시 파급력 확대 △회사법 기본원리 훼손 △규제비용 상승 등 문제점과 해외 입법례를 담았다. 구체적으로는 △이중대표소송 요건 완화로 인한 소액주주(0.001%소유)의 경영간섭 소지 △이사충실의무 대상 확대(회사→전체주주)에 따른 이사 의사결정 어려움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으로 주주총회 본질 벗어나 ‘사회운동의 장’ 될 우려 등 법안 도입으로 인해 기업경영이 위태롭게 되는 결과를 우려했다.

건의서는 기업지배구조 규제강화 법안의 가장 큰 문제로 규제 간 결합시 예상하지 못한 파급력이 발생하는 점을 지적했다. 기존 규제에 새로운 규제가 더해지는 경우 기업 경영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회사의 소액주주는 이중대표소송 제도에 따라 자회사의 이사를 상대로 경영상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 해당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소액주주 지분율 요건이 현행 상법보다 1/500 수준으로 완화(0.5%→ 0.001%)되면 초소액 주주라도 주요 상장 자회사의 이사회에 경영간섭이 가능하게 된다.

상장회사지배구조법 제정안의 이중대표소송 요건 완화(50%→30%)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상장 자·손회사 최소지분율 30% 규제까지 결합되면 지주회사의 상장 자·손회사의 대부분(86.2%)이 이중대표소송의 대상이 된다.

건의서는 두 번째 문제로 주식회사제도 등 회사법의 근간을 흔드는 백과사전식 규제를 지적했다. 소수주주 권한 강화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1주 1의결권 원칙, 자본다수결 원칙 등 회사법의 기본원리가 훼손되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에 대해 학계에서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A교수는 “현행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로 규정하고 있지만 법안은 ‘전체 주주’로 확대하고 있다”며 “회사와 소수주주 간, 대주주와 소수주주 간 이익이나 의견이 다른 경우 소수주주를 따르면 자본다수결 원칙이 훼손되고 회사의 이익이 저해될 위험이 크다”고 피력했다.

건의서는 세 번째 문제로 과도한 규제비용을 지적했다. 밸류업에 크게 도움되지 않으면서 기업 비용만 늘어난다는 것이다.

상의는 주총에서 상법과 정관에서 정한 사항 외에 안건을 발의하고 의결할 수 있는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에 대해 “주주총회 본질에서 벗어나 특정 주주의 ‘사회운동의 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한국이 포함된 대륙법계 국가와 법체계가 다른 영미법계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현재도 주주와의 대화, 서한(Letter) 발송 등을 통해 주주의 의견을 이사회에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건의서는 이 밖에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자사주 취득 제한 및 소각 의무화 △임원 책임 감면적용 배제로 인한 소극적·보수적 의사결정 야기 △종류주식 발행 제한으로 인한 기업 자금조달 유연성 저하 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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