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고무 바닥 찍었다…금호석화, 증설 타고 실적 반등 기대

■컴퍼니워치-주력사업 뚝심 투자
SBR, t당 1790달러…올해 저점 대비 23%↑
제한적 증설 속 中·북미 타이어 교체 수요 증가
SSBR 6만t 증설…NB라텍스도 2400억 투자
  • 등록 2024-06-09 오후 3:39:15

    수정 2024-06-09 오후 7:09:40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최근 합성고무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며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내 전기차 시장 확대로 타이어 교체가 늘어나는 등 양호한 전방 수요 역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BR) 가격은 톤(t)당 평균 179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저점(1450달러) 대비 23% 상승한 숫자다. SBR은 스타이렌과 부타디엔을 저온 유화 중합해 제조한 합성고무 제품이다. 천연고무에 비해 품질이 균일하고 특히 내열성과 내마모성이 우수해 타이어, 신발, 산업용품 등의 재료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SBR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고 있다. 2010년대 초반 공급과잉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된 이후 추가 증설이 없는 상황에서 최근 중국과 북미 시장에서 타이어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수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글로벌 교체용(RE) 타이어 수요는 전년동월대비 8% 증가하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5월 부타디엔(원재료) 가격이 하락전환한데 이어 향후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 회복 등으로 하향 안정화가 예상된다”며 “합성고무의 경우 원가 하락 및 이 같은 전방 수요 회복 속 제한적인 증설로 타이트한 수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합성고무를 주력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회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금호석유화학의 SBR 연간 생산 능력은 26만3000t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석유화학 시황 부진 속에서도 주력 사업을 놓지 않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전기차에 사용되는 고기능성 타이어용 합성고무인 솔루션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SBR) 6만t 증설을 완료했다. 이로써 생산 능력은 12만3000t까지 확대됐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추가 증설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금호석유화학은 지난달 2400억여원을 들여 23만6000t 규모의 NB라텍스 증설도 마무리했다. NB라텍스는 고무장갑의 핵심 원료로,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글로벌 NB라텍스 시장점유율 1위이다. 이번 증설로 연간 생산량은 94만6000t으로 늘어났으며 올 하반기부터 상업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금호석유화학이 수혜를 입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에서 생산된 의료 및 수술용 고무장갑 관세 비율을 기존 7.5%에서 25%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말레이시아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말레이시아에 NB라텍스를 수출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도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 NB라텍스 수출 가격도 상승세다. 2023년 12월 4만3000t에서 올해 4월 6만5000t으로 수출량이 늘었으며, t당 가격도 710달러에서 836달러로 1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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