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안철수 단일화 결정하면, 합당도 당연히 검토”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당 윤석열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해 “안 후보가 그런 판단을 하신다면 미뤄졌던 합당도 당연히 검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17일 오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 소답시장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17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저희는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민의당과 합당에 대해 ‘당명 빼놓고는 무엇이든지 협상 대상’이라고 이야기했던 것처럼 항상 그것에 대해 열려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일화는 결국 안 후보의 결단에 따른 사퇴나 이후 지지선언 정도만 가능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실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시점이 한참 지났다”라며 “윤 후보 입장에서는 선거운동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슈도 선점해서 주도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여기에서 갑자기 정치 공학적인 단일화 문제가 선거의 중심에 등장하는 것은 선거 흐름을 깨는 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선거대책본부 차원에서나 당 차원에서도 그런 메시지가 대두되지 않도록 비전과 정책 위주로 가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차기대선 로드맵’ 제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그건 좀 아닌 것 같지 않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런 거 선거 때 보면 여러 명의 거간꾼이 있다. 나쁜 의미는 아니다. 그분들도 나름대로 선거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건데, 적어도 그런 협상을 하려면 후보가 전권을 부여하고 협상에 임하게 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있어야 된다”며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냥 산발적인 이야기들이 오고 간 걸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제가 만약에 나중에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이야기를 하겠지만, 지금은 조문하고 있어 그런 언급을 안 하려고 하는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정치적 공간이라고 하는 것은 선거에서 역할이나 이런 것일 텐데, 경기도지사니 이런 이야기는 안 후보를 생각해서 하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은 정치할 공간이 필요한 거고 총리나 장관이라는 것은 오히려 그 정치적인 어떤 흐름을 끊어버리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며 “안 후보 같은 경우에는 어쨌든 정치적으로 위상이 있는 분이고 당을 이끌던 분이기 때문에 그런 방향의 연장선에서 역할이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을 묘사한 조형물 사진을 올린 것을 두고 이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당 대표라고 하는 사람은 여러 가지를 다 검토하면서 움직여야 된다”라며 “예의범절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좀 강하게 가야 되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의 지지층 같은 경우에도 안 후보와 국민의당에 대해 ‘지지율이 나날이 쇠퇴해 가고 있는 과정 중에서 우리에게 협박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인식을 가진 지지자들도 있었다”며 “제가 말씀드리지만 안 후보 개인에게 경쟁심을 느끼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