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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는 2일 발간한 ‘KDI 북한경제리뷰’ 책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형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전 한국동북아경제학회장)의 ‘동북아 경제질서 변화과정과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장 교수는 AIIB 관련해 “미국, 일본 등이 참여하지 않은 국제금융기구는 현재의 국제경제 질서상 그 성공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AIIB는 시진핑 주석이 2013년 10월 동남아시아 순방 중 창립을 제안한 뒤 아시아 지역 개도국들의 인프라 투자 지원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설립 당시부터 중국이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금융질서의 재편에 나섰다는 해석이 많았다. 현재 한국과 영국 등 57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후에도 정부는 지난달 제주도에서 2차 연차총회를 개최했다. 당시 기재부는 “중국 이외 지역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총회”라며 “AIIB가 인프라 개발에 특화된 국제기구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총회에 참석한 진리췬 AIIB 총재와 만나 800만달러(현 환율 기준 90억2400만원) 규모의 기금 납입을 약속했다.
이어 장 교수는 “(AIIB 재원조달은) 회원국 정부의 무상기부나 출연을 통해 조달되는데 이런 형태의 재원조달은 ADB를 보더라도 대규모로 이뤄지기 힘들다”며 “중국이 대부분을 출연하고 다른 국가들은 성의 표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50여개 회원국들이 소극적으로 재원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여 우리 정부도 과하게 AIIB 지원에 나서지 말라는 지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