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판이 더 커지면 좀 더 진지해진다. 축구팬들은 체육복권을 이용해 승부를 건다. 그리스전이 시작되기 10분 전 마감된 스포츠토토 베팅에서는 우리나라와 그리스의 0대0 무승부에 54만5만 명이 몰렸다. 실제 경기결과인 2대0 승리에는 48만4000명이 몰린 걸 볼 수 있었다. 워낙 관심이 커지다보니, 남아공 월드컵 복권위원회를 사칭해 250만달러의 월드컵 복권에 당첨됐다고 유혹하는 사기메일도 등장했다.
이같은 모습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어서, 이웃나라 중국에서는 최근 온라인 베팅이 불법이라며 이를 단속하기 위해 경찰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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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한 온라인경매에 현역시절 마지막 안타를 친 야구방망이가 등장한 `피트 로즈(Pete Rose)`도 그 중 한 명. 로즈는 1960~1980년대 메이저리그에서 명실상부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지만, 신시내티 레즈 감독시절 자신의 팀에 돈을 건 `승부조작 사건`이 밝혀지면서 끝없는 추락의 길을 걸었다. 오랜 명성과 단기간의 실수 사이에서, 그가 4256번째 안타를 쳤을 때 사용했던 야구방망이의 경매가는 어느 정도에 이를 지 자못 궁금해진다.
뭐든 심해지면 탈이 나지만 적당하면 괜찮은 법이다. 주말 골프도 내기를 걸어야 더 열심히 치게 된다고 하지 않던가. 명절날 고스톱처럼, 스포츠 경기 결과도 적당한 선에서 내기를 걸어야 맛이 날 것 같다. 우리나라 축구팀의 다음 경기가 열릴 17일 저녁에는 와글와글한 호프집에서 직장동료들과 맥줏값 내기를 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