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주 중기부 장관 후보자, 현장 광폭 행보 배경은

금주 중기중앙회·벤처기업협회 방문 예정
첫 현장 행보는 소상공인…시장도 찾아
“소통 차원”…전문성 논란도 반영한 듯
  • 등록 2023-12-10 오후 3:48:39

    수정 2023-12-10 오후 7:17:26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주요 정책 현장을 방문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간다.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자세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벤처·스타트업을 만나 소통하고 현안을 면밀하게 들여다본다는 취지다. 외교부 출신인 오 후보자의 전문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서울 은평구 연서시장을 방문해 온누리상품권으로 반찬을 구매하고 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우문현답”…소상공인 이어 중기·벤처 찾는다

10일 중기부에 따르면 오 후보자는 이번 주 중소기업중앙회와 벤처기업협회를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다. 오는 11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오는 12일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과 각각 만나 업계 현안을 논의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오 후보자는 지명 사흘 만인 지난 7일 첫 공식 행보로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을 만나 소상공인 분야 현안을 논의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서울 서대문구 연남장과 연희골목, 은평구 연서시장 등을 차례로 방문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상인들을 만났다.

아직 후보자 신분임에도 그가 연일 현장을 찾는 건 정책 대상자와 소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오 후보자가 부처 정책이 현장에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 의문을 표하며 직접 현장에서 정책 체감도를 파악하고자 한다는 게 중기부의 설명이다.

오 후보자는 지난 7일 소공연 방문 당시 기자들과 만나 “아직 임명되진 않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는 소망이 있어 자리를 마련했다”며 “현장에 와보니 ‘우문현답’이라는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36년 외교 경력…전문성 우려 불식 나서

오 후보자의 현장 행보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문성 우려를 불식시키고 취임 이후 빠르게 연착륙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 후보자는 1988년 외무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해 36년간 외교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정통 외교관이다. 외교부 개발협력국장과 주베트남 대사, 외교부 2차관 등을 지내며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왔다는 점이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중기부의 정책 대상자인 중소·벤처기업, 소상공인 등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전문성 논란도 뒤따른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최저임금 인상 등 중소기업·소상공인 분야의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데 외교 분야 경력이 크게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혹한기를 겪고 있는 벤처업계에서는 시장 이해도가 낮은 오 후보자가 수장으로 적합한지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외교부 공무원들은 특권의식이 강하다”라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요즘과 같이 어려울 때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민생 현안을 미미한 문제로 보고 원론적으로 접근할까 우려된다”고 염려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해 업계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오 후보자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지난 8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외교관들은 3년 단위로 새로운 나라에 가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나라의 정책을 파악하는 등 매번 생활을 바꾸며 산다”며 “중기부 업무를 파악하는 과정이 외교관 생활과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국회에서는 철저한 인사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오 후보자의 전문성 문제를 비롯해 배우자인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이력에 대한 질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장 전 비서관은 2011년 민간인 사찰 폭로를 막기 위해 국정원 특수활동비 전용을 지시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됐으며 현재 전문건설공제조합 감사를 맡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까지 부산 엑스포 유치만 신경을 쓴 외교관이 경제 침체와 민생 경제 어려움을 얼마나 이해하고 알 것 같은가”라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기본적인 소양부터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는지 확실히 따져 묻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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