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핵공격" 발언 이스라엘 장관, 국무회의 출석 금지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핵 공격을 언급한 이스라엘 극우정당 출신 장관이 국무회의 출석 정지 처분을 받았다.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이 이스라엘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폐허가 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사진=로이터·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별도 통지가 있기 전까지 아미차이 엘리아후 예루살렘·문화유산 담당 장관의 국무회의 출석을 금지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엘리아후 장관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가자지구엔 비전투원이 없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비판했다. 라디오 진행자가 그렇다면 가자지구에 대한 핵 공격이 이스라엘군의 선택지가 될 수 있는지 묻자 그는 “그게 한 방법이다”고 답했다. 그는 가자지구 사람들을 나치, 괴물이라고도 표현했다.

엘리아후 장관은 극우정당인 오츠마 예후디트 소속이다. 오츠마 예후디트는 이스라엘 연립정부 안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론을 주도하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는 빌미를 만들었다.

엘리아후 장관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네타냐후 총리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발언이다”며 “이스라엘과 군은 무고한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가장 철저한 수준에서 국제법을 따르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근거 없고 무책임한 말을 규탄한다”며 “이런 사람들이 이스라엘 안보를 책임지고 있지 않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러잖아도 이스라엘군은 난민촌 공습 등 하마스와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공격으로 비판을 받던 차였다. 이날도 세계보건기구는 이스라엘군의 병원 공습을 규탄하며 “국제인도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면 용인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엘리아후 장관의 발언은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 여론을 더욱 냉각시킬 수 있다.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엘리아후 장관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서 “원자에 대한 표현이 은유적이란 건 양식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안다”며 “테러에 대한 강력하고 비대칭적인 대응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