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전역의 항구에 선박에 컨테이너를 싣거나 내리기 위해 설치돼 있는 대형 크레인 가운데 약 80%는 중국 상하이전화중공업(ZPMC)이 생산한 제품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ZPMC의 크레인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며 100개 이상의 국가에 장비를 판매했다.
이들 크레인에는 화물의 출처와 목적지를 등록·추적할 수 있는 정교한 첨단 센서가 탑재돼 있다. 이에 미군이 세계 각지의 군사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장비를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중국이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사장비가 어디로 오가는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 국방정보국(DIA)은 2021년 기밀평가에서 중국이 대형 크레인을 이용, 선적되는 미 군사장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포착했다. 이후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볼티모어항으로 ZPMC 크레인을 운송하던 화물선을 수색해 정보수집을 위한 설비를 발견했다.
우려가 확산하자 일부 항구에선 ZPMC 크레인의 운영 소프트웨어를 스위스 ABB의 소프트웨어로 바꾸거나, 크레인 자체를 핀란드 코네크레인 제품으로 교체했다. 정치권에서도 중국산 크레인 구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작년 12월에 통과된 국방수권법에는 올해 말까지 외국산 크레인의 사이버보안 위협 및 국가안보 위협하는지 비공개 연구를 진행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미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 카드’를 사용하고 ‘중국 위협론’ 퍼뜨리는 것은 무책임하며 미국의 이익도 해칠 것”이라며 “중국과의 무역 및 경제 협력을 방해하려는 피해망상적 시도”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