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최근 더워진 날씨에 보건용 마스크 대신 얇은 덴탈마스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생활 거리두기에서 덴탈마스크를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정부의 권고가 내려지면서 관련 제품의 품귀 현상이 일고 있는데 이를 두고 ‘제2의 마스크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 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향균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살펴보고 있다. 초여름 날씨가 지속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KF94 마스크보다 얇고 숨쉬기가 편한 덴탈마스크를 찾는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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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내 아이를 위해 덴탈마스크도 공적마스크로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코로나 터지기 전 덴탈마스크라고 파는 마스크는 만원도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살 수가 없다”며 “개학이 발표되고 아이들을 위해 엄마들은 인터넷에서 더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KF94/80이 아닌 국산 덴탈을 사려하지만 살수 없다. 예년 가격은 아니더라도 더 내려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각 지역 재난금으로 마스크를 구매하는데 받은 재난지원금 이상으로 사용했다. 돈이 없거나 구입처를 몰라서 못 사는 사람도 있다”며 공적 마스크가 남아 돈다고 하는데 덴탈 마스크도 공적마스크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다른 청원인도 “품질과 안전이 보장된 일회용(덴탈)마스크를 유아동의 경우 공적마스크로 구매할 수 있게 해달라”며 “유·아동의 경우 일회용마스크나 KF마스크 중 선택 구매가 가능하게 조치하고 합리적인 가격조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등교를 앞둔 학생들을 위해 구매하려는 학부모들과 최근 더워진 날씨에 보건용마스크 대신 덴탈 마스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또 기존 덴탈마스크는 1장에 200원 정도였지만 최근 며칠 새 1000원에 육박하는 등 가격도 크게 올랐다. 덴탈마스크 수요와 가격이 폭등하자 이제는 정부가 보건용마스크 처럼 직접 가격을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치과용 마스크를 사용해도 된다는 정부의 권고도 있었도 날이 더워지면 아이가 보건용마스크를 착용하고 등교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 덴탈마스크 구매를 시도했는데 매번 실패하고 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구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A씨는 “날이 더워지면서 덴탈마스크를 찾는 일반인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제는 정부가 관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마스크 착용은 필수지만 그나마 덜 답답한 KF80이나 치과용마스크도 상관 없다며 얼굴에 밀착시키는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의심환자를 돌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KF80이나 덴탈마스크, 그 외 다른 종류의 마스크를 사용해도 감염 예방 또는 생활방역을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반 국민이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보건용 마스크로 사용할 때는 KF80이나 덴탈 마스크로도 충분하다며 올바른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KF94마스크 쓰고 계신 분들 보면 공기 새는 것이 보이는데 그렇게 쓰실 바에는 KF80이나 덴탈마스크를 쓰고 오히려 밀착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