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로 7살 아들 먼저 보낸 이광기…'절절한 그리움'

  • 등록 2018-10-19 오전 8:51:40

    수정 2018-10-19 오전 8:51:40

(사진=TV조선 ‘마이웨이’)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배우 이광기가 신종플루로 7살 아들을 하나라로 보낸 죄책감을 고백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 (이하 마이웨이)에서는 이광기-박지영 부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광기는 지난 2009년 아들 석규(당시 나이 7세)를 신종 플루로 먼저 하늘로 떠나보낸바.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나도 모르게 주저앉게 되더라. 병원에서 한없이 울었다. 우리 아이 이름만 한없이 불렀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광기는 “그때는 사실 우리 아내하고 저하고 다 죄짓는 느낌이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우리 아이를 보내고 나니까“라며 ”그것도 사고를 당한 것도 아니고 전날까지 너무나도 멀쩡하던 아이가 시름시름 해서 병원에 갔더니 신종플루라고 그래서 치료하면 낫겠지 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응급실에 들어가고, 응급실에서 내가 보는 앞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내가 보는 앞에서 그냥 갔다. 그때는 나도 모르게 주저앉게 되더라”고 말하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또한 그는 “그 당시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신종플루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공포에 떨 시기였다. 하필이면 우리 아이가 신종플루 때문에 우리 곁을 떠나다 보니 많은 분이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며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내가 공인이라는 것도 싫더라. 내가 공인이 아니었으면 아무도 모르고 그냥 조용히 우리 가족의 슬픔이었을텐데 전 국민이 모두 아는 일이 됐다”고 털어놨다.

이광기는 아들을 떠나 보낸 후 마음이 아파 한동안 주민등록말소를 하지 못했다고. 그는 “(주민등록을) 가만히 놔뒀더니 집으로 취학통지서가 날아왔다. 그걸 받고 아내와 엄청 울었다”며 “주민등록말소 전 아들의 이름이 적힌 등본을 수십장 뗐다”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이광기는 “석규의 보험금이 통장에 들어왔는데 취학통지서를 받은 느낌 같았다. 그 통장을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 돈을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부 단체에 전액 기부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TV조선 ‘마이웨이’)
이후 이광기는 봉사활동을 하며 스스로를 치유했다. 2010년 대지진이 일어난 아이티에 달려가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도왔다. 지금도 그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다고.

그는 한 그림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보여주며 “석규가 날 그린 모습이다. 그걸 받아보는 순간 엄청 오열했다. 아이티의 부모를 잃은 아이들에게 그림으로 아빠와 함께 있는 느낌을 주자는 생각으로 티셔츠를 만들었다”며 “수익금 전액을 아이티의 학교를 짓는데 기부했다. 아들에게 고맙다. 예전에는 한쪽만 바라봤는데 석규가 예전에 보지 못한 곳까지 보게 해줬다”고 전했다.

이날 이광기-박지영 부부와 막내아들 준서가 베트남 나트랑으로 휴가를 떠난 모습도 담겼다. 준서는 석규를 떠나보낸 지 3년 만에 얻은 소중한 아들. 세 사람은 행복한 휴가를 즐겼다.

그는 “제 운명인 것 같다. 그리고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시는 것 같다. 나를 얼마나 더 크게 사용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면서 제 삶의 방향, 목표들이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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