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본부장 “인도의 잠재력 생각보다 훨씬 크다” 강조

8일 文대통령 인도 국빈방문 동행…뉴델리 현지 기자간담회
“신남방정책 핵심 국가, 베트남 등 아세안 4개국과 인도”
“신남방국가 공통전략과 국가별 특성에 맞는 개별전략 따로 마련해야”
  • 등록 2018-07-09 오전 9:00:00

    수정 2018-07-09 오후 2:04:27

(사진=청와대)
[뉴델리=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현지시간 8일 “신남방정책 핵심 국가를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4개국과 인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김 본부장은 이날 오후 뉴델리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는 G2 리스크를 완화하는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아세안과, 인도를 4강에 준하는 파트너로서 격상하고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우선 베트남과 관련, “우리 4대 교역 국가이자 최대 투자국이고, 베트남에 5,500여개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와 베트남 간 경제협력에 큰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여타 아세안 국가나 인도와의 경제 협력은 일본, 중국 등 경쟁국들에 비해 비슷한 상황”이라면서 “중국은 1,000억불 규모 융자를 목표하는 인프라 펀드인 AIIB를 통해 일대일로(一帶一路)의 한 축인 해상 실크로드 구축에 아세안과 연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전기, 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아세안 공급 채널을 완비하는 생산거점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ODA를 통해 인도 아세안 개발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김 본부장관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아세안과 FTA를 먼저 발효했지만 일본은 아세안과 다자 FTA 뿐만 아니라 아세안 10개 중 7개국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베트남과도 각각 양자 FTA를 체결해 각개격파 방식으로 아세안의 문을 열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세안에서 베트남, 싱가포르 이외에는 양자 FTA를 체결한 바도 없고, 인도와는 그 중요성에 비해 중점을 두지 않아 경제성과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이제는 인도와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에 전환점이 필요하다”며 “그간 신남방국가와 협력 전략을 하나로 묶어서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공통적으로 적용할 전략과 각 국가별 특성에 맞는 개별 전략을 따로 마련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신남방국가에 대해서 공통적인 지원과 관련해 △현지유통망 구축 △자금조달 지원 △한국과 인도·아세안간 투자 촉진 등을 제시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신남방국가와의 일대일 맞춤형 협력전략도 제시했다. 우선 “베트남은 유일하게 한국이 일본과 대응한 경쟁이 가능한 아세안 시장”이라면서 “베트남과는 현재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서 사실상 우리나라와 한 경제권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는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인 제2의 베트남”이라면서 “우리 기업들이 미얀마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미얀마 상무부 내에 한국 기업 전용 지원 센터인 ‘코리아데스크’를 설치하고, 기업들의 활동공간인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도네시아는 작년 11월 대통령께서 아세안 국가로서는 최초로 방문한 상징성 있는 나라”라면서 “철강, 화학 같은 기간사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자동차가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최대의 자동차 수요국인데, 일본계 자동차 점유율이 98.6%이고, 한국계는 0.1% 밖에 안된다”고 아쉬워했다.

이밖에 “말레이시아는 아세안에서 상대적으로 선진화된 국가”라면서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와 대기업들은 우리 기업과 합작할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고, 우리 기업들이 이들과의 합작을 통해 말레이시아와 아세안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인도와의 협력과 관련, “인도는 역사적, 지정학적으로 우리와 민감한 이슈가 없는 국가로 여타 외부요인으로 인한 경제협력과 관계의 흔들림이 적다”며 “중국만 해도 사드 문제로 우리나라가 고초를 겪은 적이 있으나 인도와는 이러한 변수가 없다. 또 인도와는 중국과 경험하지 못했던 4차산업혁명, 우주항공 등 신규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인도의 잠재력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인도는 인구 13억, GDP 2.5조 달러, 7% 대의 높은 성장률, 그리고 우리 한반도의 15배의 규모가 된다”며 “현재 출산 추세를 감안하면 7년 뒤인 2025년의 인도 인구는 14억명을 넘어서 중국을 추월하는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이 될 것이다. 또 인도는 지금 막 도시화를 시작했는데 7년 뒤면 델리, 첸나이, 뭄바이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GDP가 더욱 크게 올라 구매력 있는 내수시장을 탄탄히 갖추게 될 것이다. 더 큰 이유는 인도가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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