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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3일 오후 12시 광화문 광장에서 제 34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고등학생부터 경찰, 교수에 이르기까지 성폭력·성추행 피해를 당한 각계각층의 여성들이 연단에 올라 피해 사실에 대한 공개발언에 나섰다.
이날 자신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은 여성 A씨는 사이버 성폭력으로 망가진 자신의 삶을 무대 위에서 고백했다. A씨는 “헤어진 남자친구가 해외 SNS에 가입해 내 이름을 사칭한 계정을 만들고 ‘원나잇할 남자를 찾는다’는 글을 올리고 내 얼굴과 모르는 여성의 나체를 합성한 사진을 올렸다”며 “모르는 사람의 연락을 받고서야 이런 글이 올라왔다는 것을 알았고 고소하려고 경찰을 세 번 찾았지만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세 번 모두 고소를 거절당했다”며 흐느꼈다.
이어 A씨는 “가해자는 ‘외국사이트 사칭계정으론 처벌 안돼’라며 문자를 해오고 지금도 P2P에 나인 척 사칭하면서 다른 사람의 나체와 내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올리고 있다”며 “나는 증거 수집을 위해 화면을 캡쳐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 무슨 이런 법이 다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현재 직장을 그만둔 상태다.
2015년 교수 재직 시절 다른 교수에게 당한 성추행을 폭로한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도 이날 연단에 섰다.
남 전 교수는 “여자들이라면 성폭력·성추행을 당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과장되면 부장에게 당하고, 부장되면 사장에게, 사장되면 회장한테 당한다”고 울먹이며 “미투는 권력형 성범죄로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남 전 교수는 “정치와 제도가 바뀌어서 피해자는 원적으로 복귀할 수 있어야 하고 가해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변태 교수들아 우리 딸들을 만지지 마라”며 발언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