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심장질환으론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협심증과 심근경색,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혈액을 충분히 보내지 못하는 심부전, 심장박동이 정상적이지 않은 부정맥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부정맥은 전체 돌연사 원인의 약 90%를 차지할 만큼 돌연사의 주범이다. 부정맥은 50세 이후부터 급증하는데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로 진입한데다가, 증상을 알아채기 어려워 협심증이나 심근경색보다 더욱 위협적인 질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정맥 증가율은 협심증, 심근경색의 5배에 달하며, 숨어있는 환자를 포함하면 40만~5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 자극이 잘 만들어지지 않거나 자극의 전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심장박동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부정맥은 두근거림과 같은 가벼운 증상부터 현기증이나 실신, 심한 경우에는 바로 심장마비나 급사로 이어지기도 하는 위험한 질환이다.
◇ 맥이 느린 서맥, 빠른 빈맥, 불규칙적으로 빠른 세동으로 구분
심장은 심장 안의 전기 전달 체계를 이용해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며 규칙적으로 끊임없이 뛴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심장이 1분에 60번~100번, 보통 70번 내외로 뛴다. 하지만 심장의 전기 전달 체계에 이상이 발생하면 심장의 정상적 리듬이 깨져 부정맥이 된다. 1분에 60회 미만으로 뛰면 ‘서맥(느린맥)’, 100회 이상으로 규칙적으로 빨리 뛰면 ‘빈맥(빠른맥)’으로 구분한다. 맥박이 불규칙적으로 아주 빠르게 뛰는 경우는 ‘세동’이라고 한다.
◇ 서맥, 전기전달체계 이상 시 인공심박동기 삽입 치료해야
◇ 빈맥, 약물·고주파 시술·제세동기 삽입 등으로 치료
빈맥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과 아랫부분인 심실 중 어느 곳에서 발생했느냐에 따라 분류된다. 심방에서 발생하는 빈맥을 심방성(상심실성) 빈맥, 아랫부분인 심실에서 발생하는 빈맥을 심실성 빈맥이라고 한다. 상심실성 빈맥 중 가장 흔한 부정맥이 심방세동이다.
주요 증상은 가슴이 심하게 뛰는 느낌, 쓰러질 것 같은 느낌, 체한 듯한 느낌, 어지럼증, 식은땀, 흉통이다. 심방에서 발생하는 빈맥은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를 하거나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RFCA)로 완치할 수 있다. 심실에서 발생하는 빈맥은 심실 기능 장애가 없으면 약물치료를 하거나 완치를 위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한다. 심실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돌연사 가능성이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제세동기(인공심박조율기)를 삽입하는 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약물 치료,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추가로 시행한다.
◇ 세동, 고주파 시술(RFCA)로 완치 가능
약물치료를 통해 규칙적인 정상맥으로 만들거나 맥박 횟수를 안정화 시키는 치료가 과거의 주된 치료 방법이었다. 약물치료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지만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반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하면 거의 모든 빈맥이 완치될 수 있다. 난치성 질환인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에도 약물로 정상맥을 회복할 확률이 50% 미만에 불과해 증상 조절에 한계가 있으나 고주파 시술을 이용하는 경우 증상 조절에 효과적이다.
◇ 예방엔 금연, 절주, 운동, 그리고 만성질환 관리
부정맥은 심장의 선천적 이상 외에 담배, 술, 카페인, 심근경색과 고혈압 등 다른 심장 질환 등이 유발 요인이다. 예방하려면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3~4회 이상, 1시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아주 약하게 시작해 점점 강도를 높였다가 마무리할 때 서서히 낮추는 것이 좋다.
최민석 유성선병원 심장부정맥센터장은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측정해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한 심장 질환은 일찍 치료받을수록 회복 가능성이 커 증상을 미리 숙지한 뒤, 증상이 나타났을 시에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