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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에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다. 거래도 줄고 아파트값도 보합세다. 집값 전망과 매매 시기 등을 묻는 상담 전화도 뜸하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이 같은 현상은 6억원 이하 주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 강북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정부는 6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취득세율을 기존 2%에서 1%로 절반이나 깎아주기로 했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취득세 영구 인하 시행 시기를 놓고 한 차례 큰 혼란이 빚어지면서 매수세가 실종된 뒤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에 ‘좀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관망 심리만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수유벽산1차 단지 내 N중개업소 대표는 “두달 전까지만해도 가을 이사철을 맞아 거래가 잘 됐다”며 “하지만 얼마 전 취득세 감면 시점을 놓고 혼란이 빚어진 뒤 다시 소급 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주택 매수 흐름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9~10월 거래가 늘면서 전용 84㎡형은 2000만원가량 올라 지난해 시세를 회복했다. 그러나 최근 취득세 논란이 벌어지면서 거래가 뚝 끊겼다. 이 아파트 단지 내 B공인 관계자는 “취득세 인하 소급 적용으로 지금 집을 사도 세금을 아낄 수 있지만 집값 전망이 불투명한데 굳이 서두를 필요가 있겠느냐는 인식이 많이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취득세 감면 혜택에서 빗겨나 있는 6억원 초과 주택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지난 4월 입주한 마포구 신공덕동 신공덕아이파크의 경우 84㎡형 시세가 6억원을 웃돌다 보니 새 아파트인데도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6억원 초과 주택이 많은 강남권에서도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단지 내 S공인 관계자는 “강남지역은 대부분 아파트가 6억원을 넘어 취득세 인하 혜택과 무관하다 보니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규제 완화 법안이 올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시장 상황은 더 나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