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애플 모방보다 한국만의 길 찾아야”

"하버드대 중퇴 후회..대학에서 미래의 꿈 키워야"
  • 등록 2013-04-21 오후 6:00:13

    수정 2013-04-21 오후 6:00:13

21일 오후 2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서울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서울대 학생 300명에게 “대학생활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유선준 기자
[이데일리 유선준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서울대를 찾았다. 21일 빌 게이츠는 서울대 관악캠퍼스 근대법학교육 100주년기념관에서 서울대 학생과 교직원 30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회는 이우일 서울대 공학대학장이 맡았다.

빌 게이츠는 이 학장과 15분 동안 에너지, 환경, 질병 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원자력·풍력·태양에너지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간 가운데 빌 게이츠는 지열 에너지의 잠재력을 높게 봤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 시간을 서울대 학생들과의 질의 응답에 할애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창조경제를 어떻게 달성해야 하는 지 묻는 질문에 “한국은 이미 탑 클래스에 도달해 있다”며 “애플 같은 기업을 따라하거나 모방하기 보다는 한국만의 고유한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을 중퇴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는 질문에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뚜렷한 계획이 없다면 대학에서 미래의 꿈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하버드대를 중퇴한 것을 후회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1975년 하버드대를 2년만에 자퇴해 MS를 설립했던 빌 게이츠는 2007년 6월 하버대 졸업식에서 명예학사 학위를 받았다.

특히 빌 게이츠는 한국의 교육문화를 예찬했다. 그는 “학생들의 꿈을 이룰수 있게끔 하는 곳이 대학”이라며 “한국의 대학들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고 교육 시스템 또한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강연을 들은 한 학생은 “말로만 듣던 빌 게이츠가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등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비전을 말하기 보단 학생들의 고민을 통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한편 빌 게이츠는 오는 22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주관하는 ‘스마트 기부, 더 좋은 세상과 더 강한 한국을 위한 혁신’이라는 제목의 강연에 발표자로 참석해 국회의원 60여명에게 특별 강연을 할 예정이다. 또 이날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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