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집권 2년차인 이명박(MB) 정부의 향후 경제위기 극복 능력에 대해서는 60% 이상이 긍적적이라고 답변하는 등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고, 2기 경제팀에 대한 기대와 평가도 1기팀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금의 경제위기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 답변이 절반에 육박하고, 내년 상반기에 가서야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과감한 슈퍼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정부 주도의 산업구조조정 등을 통해 본격적인 위기가 닥치기 전에 선제적인 대응채비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데일리가 창간 9주년을 맞아 은행·증권·기업·연구소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52명을 대상으로 `경제위기 진단 및 해결책 모색`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MB 정부가 취임 2년차를 맞아 `경제위기를 잘 헤쳐나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9.6%가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
`보통`이라고 밝힌 유보적인 응답도 32.7%를 차지했으나 `부정적`이라는 답변은 5.8%에 불과해 MB 정부의 경제난 극복 능력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MB 정부의 강점으로는 정책추진 능력(40.2%)과 미래비전 제시(35.6%)가 대다수를 차지한 반면 갈등조정(36.5%), 국민설득(29.8%), 인재중용(17.3%)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 스타일이 장점과 단점으로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정점으로 한 2기 경제팀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2기 경제팀이 최대 과제로 내걸고 있는 신뢰회복을 위한 `소통`에 대해서는 `개선됐다`는 응답이 80.8%로 압도적이었다. 신뢰도의 경우 평균 70점으로 1기팀의 55점 보다 높았다. 최우선 당면 과제는 일자리 유지 및 창출(46.2%),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21.2%), 외환시장 안정(17.3%)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의 향후 경제 전망은 정부 보다 훨씬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성장률은 정부 예상치인 `-2%` 보다 낮은 `-3%`가 36.5%로 가장 많았다. `-4%`라는 응답도 25%에 달했고 `-2%`는 30.8%였다. 경기 바닥 시점은 하반기중 가능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내년 상반기`가 30.8%로 가장 높았고, 체감경기 회복은 내년이나 2010년에 가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정부의 과감하고 신속한 경기부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컸다. 추경과 관련해선 `슈퍼 추경을 통한 경기부양`이 55.8%를 기록했다. 다만 `실효가 입증되는 추경만 편성해야 한다`며 재정건정성을 우려하는 의견도 40.4%로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지금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36.5%)와 `매우 그렇다`(11.5%)가 절반에 육박했다. 구조조정도 채권단 중심에서 벗어나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응답이 65%에 달했다.
부동산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투기 우려가 다소 있더라도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필요하다`와 `투기 우려가 없거나 크지 않다`가 각각 71.2%와 15.4%로 찬성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와 관련해선 `주변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응답이 71.2%를 차지해 강남 투기 재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분양 등으로 극심한 어려움에 처한 지방 부동산시장은 규제 완화를 통해 부양해 나가되 강남 등 수도권 지역은 접근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또 기업으로 돈이 돌지 않는 이른바 `돈맥경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구조조정(32.7%)과 은행자본확충(30.8%)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우세했다. 정부가 내수진작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서비스산업 선진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