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활기차게 물 위를 뒤덮었던 수생곤충과 동물들은 겨울 준비를 위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습지 주변은 완연한 가을빛으로 변했다. 대표 희귀종인 금개구리도 물속에 숨어 겨울 채비에 들어간 상태다. 두웅습지에는 요즘 쇠기러기, 흰뺨검둥오리 등 다양한 새들이 날아와 한가로이 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자녀와 함께 습지를 찾은 박미희(여·37·대전시 서구)씨는 "해안에 이런 아담한 습지가 있다는 게 놀랍다"며 "다양한 희귀 동식물의 서식처라는 점에서 자주 찾아볼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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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보호대상 사구(沙丘)습지
두웅습지는 천연기념물 431호인 신두리 해안사구(沙丘·모래언덕)의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2002년 11월 환경부에 의해 사구습지로는 최초로 보호지역으로 지정됐고, 2007년 12월 국내 6번째로 람사르 협약 습지에 등록됐다. 면적 6만4595㎡로, 신두리 사구 면적의 0.5%를 차지하는 배후습지다. 해안에 사구가 형성되면서 사구와 배후산지 골짜기 경계 부분에 담수가 고여 습지가 형성된 것이다. 습지 가운데에 있는 호수는 길이 200m, 폭 100m, 수심 2.5~3m 정도로, 밑바닥에 사구 형성 때 바람에 날려온 가는 모래가 쌓여 특이한 지형을 이루고 있다. 사구 배후습지는 담수를 저장하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하부의 지하수와 연결돼 물이 마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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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야생동식물 생태 보고
두웅습지는 희귀 야생 동식물의 보금자리다. 텃새인 황조롱이,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 등 조류 39종과 멸종 위기종인 금개구리·맹꽁이 등 양서류 14종, 식물 311종, 곤충 110종 등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노랑부리백로·물장군·이끼도롱뇽 등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생물도 잇따라 발견됐다. 수심에 따라 붕어마름, 애기마름, 수련, 갈대까지 다양한 수생식물이 10개 군락을 이룬다. 두웅습지의 안내를 맡고 있는 '푸른 태안 21' 임효상 회장은 "다른 습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해안에 자리잡은 국내 최대의 사구 배후습지로 생태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소개했다. 한국야생조류협회 김현태 고문(서산중앙고 교사)은 "사구를 거쳐 배후습지까지 온전하게 관찰해볼 수 있는 귀중한 생태 체험장"이라고 말했다.
◆낙조·송림 등 다양한 볼거리
두웅습지를 둘러본 뒤 신두리해수욕장을 걸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해변에 늘어선 유럽풍 펜션의 파라솔에 앉아 멀리 보이는 섬과 서해의 붉은 낙조를 구경하며 싱싱한 서해안 수산물을 맛볼 수 있다. 10여분 거리의 학암포해수욕장에선 잔잔한 바다와 곱고 부드러운 모래사장, 울창한 송림을 만날 수 있다. 인근 천리포수목원에서는 70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을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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