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간 지속적으로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에 이어 대규모 신도시 건설로 드디어 부동산 버블이 터지나 보나 했는데 거꾸로 집 값이 올라가니 부동산 전문가들조차 고개를 흔든다.
정부 표현대로 ‘세금 폭탄’에다 ‘공급 폭탄’까지 터뜨려 부동산 시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는데 왜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까? 폭발력이 약해서일까? 아니면 아직 폭발력을 느낄 때까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일까?
현재로서는 시간의 문제지 결국 부동산 시장이 꺾일 것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그러나 시장이 지속적으로 당국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움직일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
상식적이지만 어떤 상품이든 가격이 뛰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전체 주택 공급률이 가구수 대비 102%가 되는데 무슨 수급 문제냐고 할지 모르지만 특정 지역의 주택 소유 비율을 보면 왜 부동산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인지 짐작이 간다.
서울의 경우 자가 소유 비율이 70%가 채 되지 않고 강남은 이보다 낮은 40% 내외다. 게다가 소득 수준은 15년 사이 5배나 증가했는데 이에 걸맞은 고급 주택의 공급은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
물론 여기에는 투기 수요가 있다. 하지만 비록 비이성적인 행태를 보인다 하더라도 시장의 움직임에는 실체적인 진실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유가 하락이나 미국 증시의 상승이 분위기 반전에 도움이 되었겠지만 그것만 가지고 설명하기에는 2%가(?) 부족하다.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장기 흐름을 보면 주식 시장은 90년대의 미국 시장과 유사한 환경으로 진입하고 있다.
90년부터 2005년까지 15년 간 미국의 GDP는 연평균 2.96%대 성장을 했는데(동 기간 동안 물가는 년 평균 2.85% 상승) 주가는 4배 이상 올랐다.
현재 한국은 4%대의 성장, 3%대의 물가, 4-5%대의 금리 추세대로 접어 들었다. 기업 이익 증가율만 10% 내외의 숫자를 유지해 준다면 증시로서는 황금기를 구가 할 수 있다.
시간만 정답을 알고 있다.
(이상진 신영투신운용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