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대책)주택·토지 종부세, 이렇게 바뀐다

종부세 세부담상한선 전년대비 3배 한도 확대
주택 6억원·비사업용토지 3억원 초과시 부과대상
서민 보유세부담 완화..과표적용율 인상 2년간 유예
  • 등록 2005-08-31 오전 10:32:20

    수정 2005-08-31 오전 11:23:58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올해 고가주택 및 토지보유자들에 대한 과표현실화를 이유로 도입됐던 종합부동산세가 다시 한번 대폭 손질됐다. 도입과정에서 당초 취지와는 달리 기준이 완화됐고 그에따라 실효성 측면에서도 의문에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부동산대책을 통해 주택 및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종부세 부과기준금액을 하향조정하는 한편 기존 인별합산에서 세대별 합산으로 전환, 부과대상을 대폭 늘렸다.

한때 완전히 폐지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던 세금부담 상한선은 기존에서 높이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이번 종부세 기준강화로 인해 기존에 고가주택이나 비사업용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내년 세금부담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서민들의 보유세 부담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재산세 과표적용율 인상이 2년간 유보됐기 때문이다. 서민주택의 경우 세부담 상한선도 그대로 유지된다.

◇주택 종부세 4단계 부과..`16만세대로 확대`

주택분 종부세의 경우 우선 과표적용율이 올해 50%에서 내년에는 70%로 20%포인트 올라간다. 2007년이후에는 매년 10%포인트씩 상승, 2009년에는 100%가 적용된다. 현재 0.15%인 평균 실효세율부담율이 오는 2009년이면 1%수준에 도달한다는 설명이다.

과세방법과 기준도 변경된다. 현재 인별 합산에 따라 부과되는 종부세가 세대별로 합산되며 기준금액도 공시가격 9억원에서 6억원 초과로 하향조정된다. 세대별 합산의 경우 자녀가 미혼이고 30세미만이며 직업이 없는 경우 주민등록상 별도의 세대라고 해도 1세대로 간주하게 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세대별 합산의 경우 부동산투기억제가 주된 목적이며 자산소득 부부합산 위헌 결정과 같이 취급하기는 곤란하다"며 "지금도 실거래가격이 6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의 경우 양도세는 인별이 아닌 세대를 기준으로 과세한다"고 설명했다.

기준금액 하향에 따라 종부세 세율 구간도 3단계에서 4단계로 확대된다. 공시가격 6억원 초과 9억원미만은 1%, 9억원초과 20억원 미만은 1.5%가 부과된다. 20억원초과 100억원 미만과 100억원 초과는 지금처럼 각각 2%와 3%가 부과된다.

세금부담 상한선은 전년대비 1.5배에서 3배한도로 확대된다. 만일 지난해 100만원의 세금을 냈다면 올해는 150만원에서 세금증가 상한선에 걸리지만 내년에는 300만원까지 한도가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세대별 합산과 기준금액 하향 등으로 종부세 부과대상은 올해 4만명에서 내년 16만세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부과세액도 올해 900억원에서 내년에는 2300억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반면 종부세 부과대상이 아닌 일반주택의 경우 과표적용율 인상이 2008년으로 미뤄졌다. 당초 정부는 내년부터 주택분 재산세 과표적용율을 매년 5%포인트씩 높일 계획이었다. 주택분 재산세의 경우 세대별 합산이 아닌 물건별로 과세된다.

◇고가주택 보유자 세부담 급증..`두배는 기본`

종부세 기준강화에 따라 고가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의 내년 보유세 부담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2009년까지 과표적용율이 계속 높아짐에 따라 보유세 부담은 계속 커지게 된다. 만일 부인이나 세대가 분리되지 않은 아들의 명의로 고가주택을 분산소유하고 있었다면 세금부담은 더욱 크게 늘어나게 된다.

예를들어 강남소재 기준시가 23억원 아파트의 경우 올해는 1431만3000원의 보유세를 부담해야 하지만 내년에는 2463만3000원으로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주택분 종부세의 과표적용율이 내년에는 20%포인트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의 경우 2007년에는 2769만3000원, 2008년과 2009년에는 각각 3110만6000원, 3451만8000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분당에 위치한 기준시가 10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올해 보유세가 373만8000원이지만 내년에는 601만8000원으로 오르고 2007년에는 655만8000원, 2008년과 2009년에는 각각 735만3000원, 814만8000원으로 세금부담이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주택의 경우 보유세 부담 증가분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주택분 재산세 과표적용율이 2년간 유예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서초동에 위치한 기준시가 5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올해 156만3000원의 보유세를 내고 내년과 2007년에도 올해와 같은 156만3000원의 세금만 내면 된다. 이후 과표인상이 시작되는 2008년에는 175만1000원, 2009년에는 193만8000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마포소재 기준시가 3억원인 아파트의 재산세는 올해 81만3000원, 내년과 2007년에도 똑같은 세금을 부담하면 된다. 2008년에는 92만6000원, 2009년에는 103만8000원 등으로 세부담 증가가 그리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기간중 주택가격이 상승, 공시가격 자체가 올라가는 경우에는 세금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  

◇`안쓰는 토지, 세금 많이내라`

주택분과 마찬가지로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종부세 과세기준도 강화된다. 주택과 같이 과표적용률이 올해 50%에서 내년 70%로 20%포인트 높아지고 2007년부터는 매년 10%포인트씩 상향조정된다. 재산세는 당초 계획대로 매년 5%포인트씩 높아진다.

과세방법과 기준 역시 주택과 같이 변경된다. 기존의 인별 합산 과세방식에서 세대별 합산방식으로 전환되고 과세기준금액도 6억원 초과에서 3억원 초과로 낮아진다. 다만 주택과 달리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종부세율은 현 구조가 유지된다.

세부담 상한선도 주택과 마찬가지로 전년대비 1.5배에서 3배한도로 확대된다.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평균실효세율도 2009년까지 1%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이에따라 내년에는 비사업용토지 종부세 부과대상자가 올해 3만명에서 11만세대로 늘어나게 된다. 부과세액도 올해 3100억원에서 내년에는 44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예를들어 공시지가 20억원짜리 나대지의 경우 올해 825만원의 세금을 내지만 내년에는 1247만5000원으로 세금이 크게 늘어난다. 과표적용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1425만원, 2008년에는 1602만5000원, 2009년에는 1780만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공시지가 10억원인 잡종지 세금은 올해 325만원에서 내년 547만5000원, 2006년에는 625만원으로 증가한다. 2008년에는 702만5000원, 2009년에는 780만원으로 올해보다 두배이상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사업용토지와 분리과세 대상토지는 생산에 사용되는 점을 감안, 과표적용율을 매년 5%포인트씩 상향조정하고 세부담 상한선은 지금과 같이 1.5배가 유지된다. 사업용토지의 경우 내년 세액이 올해보다 500억원 증가한 3500억원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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