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전미영기자] 미국 국방부가 이라크에 이어 시리아를 칠 계획을 세웠으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시리아에 대한 전쟁 논의를 전면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워싱턴의 정보통을 인용해 전한 내용이 사실일 경우 "시리아 전쟁" 가능성은 이미 "버려진 카드"가 되는 셈이며 따라서 미국이 시리아에 대해 직접적인 군사적인 대응이 아니라 경제 정치적 제재 쪽을 택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가디언은 미국 국방부가 이라크에 이어 시리아를 다음 목표물로 겨냥했다는 증거를 두 가지로 제시했다.
하나는 수주 전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바그다드 함락 이후 시리아와의 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비상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
또 다른 증거는 또 이라크와의 전쟁을 두고 백악관을 설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국방부의 정책담당 차관인 더그 페이스 미와 윌리엄 루티에게 시리아전과 관련된 브리핑 자료를 만들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자료는 시리아가 ▲사담 후세인 정권에 무기를 지원했으며 ▲중동 테러 그룹과 연계돼 있고 ▲화학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전쟁 정당성을 제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의 시리아 전쟁 계획은 부시 대통령의 직접적인 반대에 부딪쳐 좌절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내년 재선을 앞두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재건 문제로 부담을 안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국방부 참모들에게 시리아에 대한 전쟁 논의를 전면 중단할 것을 명했다는 것.
이 신문이 인용한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시리아 전쟁에 관한 논의는 더 진전되지 못했다. 백악관이 논의 자체를 차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4일에도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시리아를 이라크 고위 지도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한 의혹이 있으며 화학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시리아를 비난했다. 애리 플라이셔 미국 백악관 대변인 역시 시리아를 "불량 국가"(rogue nation)로 지칭, 미국 정부 내에서 시리아를 놓고 강경 기류가 잦아들지 않고 있음을 드러내 "이라크 다음 표적"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