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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24일 이원덕 우리은행장 후임 선정을 위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은행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 명단을 공개했다.
자추위는 현직 그룹 내 주요 보직자를 후보군으로 선정하는 데 합의하고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과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과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4인을 후보로 올렸다. 앞서 임종룡 회장도 내정자 신분 당시 “경영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차기은행장은 내부 선임이 원칙”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석태 부문장은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금융의 전략·신사업 업무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다가 지난해 우리은행 영업 총괄그룹 집행부행장을 역임했다. 올해 3월 임원인사를 통해 국내영업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일은행 출신인 강신국 그룹장은 여의도중앙금융융센터장과 종로기업영업본부장, IB그룹 상무,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3월부터는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기업그룹장을 맡고 있다.
후보자들은 현재 직무를 수행하면서 임종룡 회장 체제 들어 새롭게 마련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에 의해 평가를 받게 된다. 일정 기간 △전문가 심층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 등 4단계 검증을 거쳐 최적의 인물을 선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후 최종 후보자는 5월 말 우리은행장에 최종 선임된다.
신임 우리은행장은 임 회장이 공식 취임한 이래 첫 인사다. 임종룡 체제의 조직문화 혁신 의지와 투명성을 담겠다는 의지가 다분히 담겼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영 공백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후보자들은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보직이 변경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계열사 신임 대표들은 경영 전략을 짜야 하는 시기에 다시 행장 후보자에 오르면서 역할이 모호해질 수 있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후보자들이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통한 평가를 받는 동시에 현 직무를 온전히 수행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또 다른 우리금융 관계자는 “새 회장이 시도하는 객관적인 경영승계프로그램에 대해서 긍정적인 기대를 거는 직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촉각을 다투는 최근 금융시장 환경에서 행장 선임 기간이 필요 이상으로 길다는 시각도 있다. 이원덕 행장이 사의를 표명한 시기가 3월 초 임을 감안하면 신임 행장이 선임되기까지는 2개월 간의 공백이 생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초 한용구 전 신한은행장이 일신상 사유로 사임하자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즉각 가동해 이틀 만에 정상혁 당시 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선임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금융이 행장 후보자를 다각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라는 측면에서는 투명성이 제고될 순 있으나 그 기간 동안 후보자들의 모호한 역할과 구성원들의 동요로 인한 일종의 ‘레임덕’ 현상과 같은 부작용도 간과해선 안된다”면서 “중장기적인 경영 전략 수립이 지연될 수도 있는 만큼 보다 신속한 대응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