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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4일 기준 4643.79로 전주 대비 21.28포인트(0.46%) 상승했다. 이는 SCFI가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SCFI는 지난 10여 년간 1000포인트대에서 등락을 거듭해왔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확진자 발생에 따른 항만 폐쇄 △수에즈 운하 봉쇄 등 다양한 요인이 겹치면서 1년 사이 3배 이상 급등했다.
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이를 두고 “퍼펙트스톰(개별적으로 위력이 작은 일들이 동시에 발생하면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현상)이 불어 닥쳤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보복소비’ 등으로 전 세계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운임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보복소비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지난해 7월 이후 전 세계 월평균 컨테이너 물동량은 1495만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이전의 1252만TEU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더해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으로 하반기 물동량이 상반기보다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운임 상승이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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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 운임의 고공 행진에 글로벌 해운업체들의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올해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MM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9352억원으로 집계했다. 6개월 전 전망치이던 2조3842억원에서 두 배 넘게 상승한 수치다.
HMM은 지난해 4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인 2만4000TEU급 ‘HMM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총 12척을 인도받아 전체 선박보유량을 크게 늘렸다. 올해 3월부터 투입한 1만6000TEU급 신조 선박 8척의 운항도 올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동량 증가, 적체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 공급 확대가 어려워 컨테이너선 운임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운임 강세가 지속되는 만큼 HMM의 하반기 실적 추정치도 상향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